명동은 살고 가로수길은 죽고… 엇갈린 공실률 희비

입력 2024-10-18 14:43 수정 2024-10-20 13:14
활기 되찾은 명동거리. 국민일보DB

서울 주요 가두 상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증가하면서 명동의 상권 공실률은 10% 밑으로 떨어진 반면, 가로수길 상권은 유동 인구가 주변 지역으로 분산되면서 공실률이 40%에 육박했다.

18일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서울 6대 가두 상권의 올해 2분기 평균 공실률은 전년 동기보다 0.4%포인트 감소한 18.3%를 기록했다. 이 중에서도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으로, 1년 새 공실률이 14.5%에서 6.8%로 내려갔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은 1103만명으로 전년 대비 245% 증가한 가운데, 명동을 방문한 외국인은 홍대의 약 2배였다. 이 외 상권과 비교하면 무려 10배가량 차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새로 문을 연 매장도 명동에서 가장 많았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측은 “룰루레몬과 무신사스탠다드 등을 비롯해 최근까지 비어있던 소형 공실도 화장품·잡화점 등으로 채워져 가장 많은 수의 신규 점포가 확인됐다”며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이 같은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6대 상권 공실률.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제공

명동 상권 공실률은 해외 주요 상권들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미국 뉴욕의 경우 올해 2분기 기준 공실률이 14.0%, 홍콩은 10.5%에 머물렀다. 중국 상하이는 9.3%, 싱가포르는 6.7% 수준을 나타냈고, 일본 도쿄만이 1.0%로 현저히 낮았다.

하지만 강남권은 상황이 달랐다. 가로수길 상권은 같은 기간 36.5%에서 39.4%로 공실률이 되레 증가했다. 청담 상권도 공실률이 17.4%로 전년 동기(16.3%)보다 1.1%포인트 늘었다. 유동 인구가 한남, 성수, 도산공원 등으로 퍼지면서 상권의 전반적인 활기가 다소 떨어졌다는 게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분석이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관계자는 “강남권과 달리 명동은 근처에 주요 호텔이 밀집해 있어 자연스럽게 외국인 유동 인구가 몰릴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은 국내 패션·뷰티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나 팝업 스토어, 유명 F&B 매장 등을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강남 상권은 2분기 기준 20.0%, 한남·이태원은 11.5%의 공실률을 보였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8%포인트, 1.7%포인트 증가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