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효 관세청장은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이 발생할 때마다 휴대전화를 교체했다는 지적에 대해 “기기 교체는 노후화와 휴대폰 파손이 겹쳐서 빚어진 일”이라며 의혹과 관계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 청장은 18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관세청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왜 마약수사 외압 의혹이 발생할 때마다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고 청장은 지난해 10월 15일부터 올해 7월 17일·21일 세 차례에 걸쳐 휴대전화를 바꿨다. 지난해 국감과 올해 7월 등 세관 마약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점이다.
이에 대해 고 청장은 “작년에 바꾼 것은 꽤 노후화된 휴대전화로 알고 있고, 올해 바꾼 이유는 휴대전화가 파손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과정에서 자세히 밝히겠다”며 “휴대전화를 바꾼다고 통신 기록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야권을 비롯한 일부에서는 고 청장이 휴대전화를 바꾼 이유를 수사에 대비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고 청장은 세관 직원 관련 의혹이 관세청 국정감사 전에 불거지지 않도록 경찰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대통령실에 수사 무마를 청탁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