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뿔싸, 고령운전’…광주 전국 최고 수준 ‘불명예’

입력 2024-10-18 14:04 수정 2024-10-18 14:07

광주지역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해마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30% 증가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조석호(북구 4) 시의원이 전날 본회의 시정 질문을 통해 지역 65세 이상 면허소지자 대비 교통사고 발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이유를 추궁했다.

조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는 2020년 1000건에서 2021년 1032건, 2022년 1089건, 2023년 1303건으로 4년 사이 30% 늘었다.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나이가 지긋한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증가추세가 뚜렷해진 것이다. 광주지역 고령 운전자는 현재 11만 1300여 명으로 3년 전인 2021년 9만여 명에 비해 2만 명 이상 많아졌다.

이로 인해 고령 운전자가 유발하거나 연루된 광주지역 관련 사고 비율은 2020년 7.8%, 2021년 8.3%, 2022년 9.5%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4월 18일 광주 동구 대인동 한 상가건물 1층 카페에 A(65)씨가 몰던 그랜저 승용차가 돌진해 1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앞서 2월에는 광주 양과동에서 오토바이 운전자 B씨(80)가 역주행을 하는 바람에 견인차와 충돌해 숨졌다. 같은 달 17일엔 고창담양고속도로에서 관광버스 기사 C씨(81)가 사고를 수습하고 있던 경차를 발견하지 못하고 추돌해 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경찰청이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한 국감 자료에도 마찬가지 통계가 집계됐다.

지난해 광주지역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95만 6000여 명 중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11만 1286명(11.6%)으로 인구 대비 비율이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2019년부터 고령자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10만 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지급하고 있으나 사고예방 대책으로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운전면허 반납 건수는 첫해 2019년 1581건에서 2023년 2574건으로 1000건 가까이 크게 늘었지만, 고령 운전자 사고는 그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조의원은 “광주시의 열악한 대중교통망 탓에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률이 다른 도시에 비해 낮다”며 “사고 예방을 위한 여러 대책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광주지역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률은 2.3%로 전국 평균 수준”이라며 “인센티브 확대 등 자진 반납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