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만원에 결혼식을?… 맥도날드서 결혼하는 中 젊은층

입력 2024-10-18 12:54
중국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결혼식이 열린 모습. 웨이보 캡처

중국의 젊은 층 사이에 맥도날드, 하이디라오 등과 같은 식당에서 백년가약을 맺는 이색 결혼식 사례가 이목을 끌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결혼식 간소화가 유행하고 있다며 중국의 변화한 결혼 문화를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전통적인 중국 결혼식은 사치스러운 것으로 유명했다”며 “젊은층이 선호하는 결혼식 문화는 더 단순하고 저렴하며 사람이 많을 필요도 없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홈페이지 캡처

유행하는 결혼식 장소로 유명 미국 햄버거 체인점 맥도날드와 중국식 훠궈 체인점 하이디라오가 언급됐다.

하이디라오는 직원들이 식당을 결혼식에 맞게 장식하고 신랑·신부와 하객을 위해 결혼식 노래를 불러주며 맥도날드에서는 맥너겟으로 만든 웨딩 부케를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맥도날드에서 결혼식을 올린 한 신부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 부부가 학교 다닐 때 맥도날드에서 자주 데이트를 했었다”며 “여기서 결혼식을 열면 식사비가 800위안(약 15만원), 결혼식 전체 비용은 2000위안(약 38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맥도날드에서 결혼식을 올려 10만 위안(약 1900만원) 이상을 절약했다. 그 금액을 그리스에서 결혼사진을 찍을 때 쓰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이디라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는 신부도 “화려한 결혼식이 인상적일 수 있지만 내 소중한 돈을 나의 일상에 투자하는 걸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SCMP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통해 이런 결혼식 사진이 확산하며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웨이보 등에 올려진 사진에는 “맥도날드에 갈 때마다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는 느낌일 것 같다” “젊은 세대에게 필요한 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결혼식”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박주원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