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장애연극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과 신념이 충돌하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애인이 오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 모두예술극장에서 선보이는 ‘없던 공연 – 어느 장애연극인들의 욕망에 대한 기록’이다.
극단 애인은 2007년 창단 이후 장애인의 고유한 몸짓과 표현 방식을 연구하고 선보인 장애인극단이다. 지난 2021년부터 장애연극인들이 주체가 되어 ‘장애예술’과 ‘장애미학’의 지평을 새롭게 쓰는 연구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있다. 연극 ‘없던 공연’은 프로젝트 과정에서 발견한 것들을 무대화한 것으로, 그동안 연구한 구체적 방법론을 배우들의 연기에 적용한다.
극중극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연극은 일본작가 아쿠타카와 류노스케의 단편소설 ‘코’를 각색해 공연을 준비하는 배우들을 그렸다. 극중극 ‘코’는 남들보다 몇 배는 길고 굵직하고, 밥 먹을 때마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코를 가진 한 스님의 이야기다. 개개인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연습을 밀어붙이는 연출가과 장애의 관점과 태도를 반영하려는 작가의 갈등, 그 사이에서 결국 자신만의 연기를 펼치는 것에 심취한 배우들의 모습 그리고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통해 ‘동시대 장애연극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여러 힘들의 충돌’을 그린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