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미리 내 집’(장기전세주택2) 첫 입주 아파트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옛 둔촌주공)을 방문했다. 미리 내 집에 당첨된 4쌍의 신혼부부들로부터 출산, 양육에 대한 어려움과 등을 듣는 간담회도 가졌다. 시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 향후 신축 단지에 신혼·예비부부에게 배정되는 미리 내 집 물량을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이날 올림픽파크포레온 35층에 마련된 입주민 커뮤니티 시설인 ‘스카이라운지’에서 신혼부부들과 간담회를 갖고 “미리 내 집 같은 (신혼부부 주택) 공급을 지금보다 10배 정도는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야 신혼부부나 예비부부들이 더 희망을 갖고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시는 앞으로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만큼은 되도록 (신혼부부 배정) 물량을 늘릴 생각”이라고 약속했다.
신혼부부들은 간담회에서 오 시장에게 주거 문제 등으로 겪었던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고, 입주에 대한 기대감도 표했다. 생후 1개월, 3살 두 자녀를 둔 김모씨는 “이사 걱정이 많았는데 살아온 동네에서 안정적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비 신혼부부 한모씨는 “그동안 결혼이 막연했는데 당첨되자마자 결혼식장을 잡고 2세 계획도 할 수 있게 됐다”며 “말 그대로 ‘주거사다리’가 돼준 미리 내 집에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미리 내 집은 아이를 낳으면 거주기간을 늘려주고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저출산 정책이다. 신혼부부는 전세로 입주한 뒤 아이를 한 명이라도 낳으면 소득과 관계없이 최장 20년까지 재계약할 수 있다. 아이를 두 명 낳으면 20년 뒤 시세보다 10% 싼 가격에, 세 명 낳으면 20% 저렴하게 아파트를 매입할 기회가 주어진다. 아이를 낳으면 더 큰 평형으로 이주할 수도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첫 분양 사례다.
시는 12월 제3차 미리 내 집 입주자 모집을 진행한다.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서초·성동구 등 지역에서 400여호가 공급될 계획이다.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성동구 용답동 ‘청계 SK뷰’, 동대문구 용두동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이 포함돼 있다.
시는 2026년부터 미리 내 집을 매년 4000호 이상 꾸준히 공급할 수 있도록 신축 매입 임대주택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또 신혼부부를 상대로 한 주택 공급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