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계속되는 인공지능(AI) 칩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만 14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TSMC는 17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54.2% 증가한 3252억6000만 대만달러(약 13조8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영국 시장조사업체 LSEG 전망치인 3000억 대만달러(약 12조7000억원)를 웃돌았다.
TSMC의 3분기 매출은 7596억9000만 대만달러(약 32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났다. 매출총이익률은 57.8%, 영업이익률은 47.5%, 순이익률은 42.8%로 각각 집계돼 대부분의 항목에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CNBC방송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비관적인 실적 전망에 따른 주가 폭락에도 TSMC는 실적 호조를 나타냈다”고 짚었다.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세계 1위인 ASML은 앞서 지난 1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비관적인 내년 전망을 제시해 당일 주가를 16%나 끌어내렸다.
하지만 TSMC는 AI 칩 시장의 활황을 타고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업계 전반의 비관론을 상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룸버그통신은 “TSMC의 첨단 2나노·3나노 반도체에 대한 엔비디아·AMD·애플·퀄컴 같은 기업의 수요가 강하다”며 “이런 AI 칩 수요는 모바일 산업의 침체에 따른 우려를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찰스 슘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TSMC는 챗GPT 등장 이후 시작된 AI 산업 활황에서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