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 경제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목회자들이 체감하는 ‘경제가 교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여론 조사 기관 라이프웨이리서치가 목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3명 중 2명(66%)이 ‘경제 상황이 교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진행한 조사(51%) 때에 비해 15%포인트 급증한 결과이자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 중 ‘매우 부정적’이라는 응답(14%)은 2009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 기록했다.
목회 현장의 실질적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응답자의 30%가 ‘지난해보다 헌금이 늘었다’고 답했지만 올해 헌금이 교회가 정한 예산을 초과한다고 답한 목회자는 16%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0년 조사(21%) 당시에 비해서도 5%포인트 낮은 수치다. 교회가 사역을 위해 필요한 재정을 헌금을 통해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미국인들은 최근 각종 설문조사에서 경제를 불법 이민과 국경 안보, 낙태 등 다른 이슈보다 더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목회자들이 느끼는 경제 상황과 정치적 성향 간 연관성도 엿볼 수 있다.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목회자들은 올해 헌금이 지난해에 비해 ‘평균 4.27% 증가했다’고 응답한 반면,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목회자들은 같은 질문에 ‘평균 2.38%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지 정당을 반영한 질문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목회자들은 올해 헌금이 지난해보다 5.08% 증가했다고 답했지만 공화당을 지지하는 목회자들은 1.73% 감소했다고 답해 대비를 보였다.
스콧 매코넬 라이프웨이리서치 총괄디렉터는 “정치와 경제 문제가 지역 교회의 외부 요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목회의 영향력과 결합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공화당과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목회자는 ‘경제가 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할 가능성이 높고, 민주당과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목회자들은 ‘경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하거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