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연합해 부르짖을 시급한 기도 제목으로 화평과 평화가 제시됐다. 북한의 군사 도발이 이어지고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한 가운데 통일과 북한의 회복을 위한 기도회가 열렸다.
2012년 창립된 ‘북한회복 감리교연합’(대표의장 박동찬 목사)은 12년간 매월 둘째 주 목요일마다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회를 이어왔다. 17일 서울 서초구 남산교회(이원재 목사)에서 열린 127차 기도회에는 80여명의 참석자들이 모여 북한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평화보다 갈등과 무관심을 선택한 우리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한반도 북쪽에 어둠이 깊은 것은 우리가 소금과 빛이 되지 못했으며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기도회는 참가자들이 함께 낭독하는 죄의 고백으로 시작했다.
대표기도에 나선 박태영 남산교회 통일선교부장은 “남북관계가 날로 악화하는 가운데 무력 증강에만 몰두하는 북한 정권은 국제사회의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며 “무력 도발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북한 땅 전역에서 찬송과 기도 소리가 넘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남과 북의 평화, 복음 통일과 온 세계에 평화가 임하기를’, ‘탈북민이 안전하게 대한민국에 정착할 수 있기를’, ‘하나님께서 북한 주민들을 굶주림과 억압 속에서 지켜주시기를’, ‘통일에 앞서 남과 북 주민들의 자유로운 왕래가 있기를’ 소리 내 간구했다.
북한회복 감리교연합 사무총장인 정요섭 아침빛교회 목사는 히브리서 2장 10~11절을 인용하며 설교했다. 정 목사는 “우리가 127차까지 기도회를 지속했음에도 평화통일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며 “하지만 남북 관계가 아무리 악화하더라도 우리는 기도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우선순위에서 밀려 보이더라도 하나님은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길을 인도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회복 감리교연합의 기도운동은 독일 통일을 이끈 니콜라이교회의 기도회를 본받아 시작됐다. 북한회복 감리교연합 지도위원인 이원재 목사는 “독일이 통일되기 전, 매주 월요일 저녁 정기적으로 모여 기도하던 이 기도운동이 독일 통일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감리교인들은 통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매달 둘째 주 목요일마다 통일을 위한 기도를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북한회복 감리교연합은 기도 외에도 탈북민과 새터민을 위한 지원 사업을 지속해왔다. 탈북민 최초의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 이철 목사) 목회자인 강철호 목사의 새터교회 설립을 비롯해 탈북 목회자 지원, 쉼터(쉘터) 운영, 탈북민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북한 옷 보내기, 의약품 보내기, 탈북민 신학생을 위한 장학금 지급 등 북한 회복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창립 취지문에서 북한의 동포들이 처한 현실을 ‘강도 만난 자’로 비유하며 그들을 돕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사명임을 천명했다. 이들은 특히 “통일을 위한 기도는 곧 하나님이 북한 동포들을 향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라며 “기도 운동을 통해 단순히 통일을 염원하는 것을 넘어 북한 주민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도구가 될 것을 다짐했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