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7일 경의·동해선 남북연결도로를 폭파했다고 보도하면서 합동참모본부가 촬영한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경의·동해선 육로 폭파 이틀 만인 이날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동해선 폭파 장면이 담긴 사진 1장은 합참이 감시장비로 촬영해 공개한 영상 속 장면과 거의 일치한다. 연기가 퍼지는 모양과 하단의 수풀, 파란 표지판, 흰색 가로등의 위치까지 합참 영상과 똑같다.
북한 사진의 색깔과 경계선이 조금 더 흐릿한 편이지만 이는 보정 작업으로 인한 차이로 추측된다.
군에 따르면 당시 북한이 우리 군과 동일한 위치에서 촬영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동일한 각도에 고도까지 일치하는 만큼 북한이 합참 촬영본을 가져다 쓴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합참 이성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합참이 공개한 영상을 북한이 무단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북한 주민에게 알리긴 알려야 하는데 그쪽 지역에서 사진을 못 찍었거나 잘못 나왔거나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사회는 국제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곳이어서 그런 것(저작권 등)을 무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5일 폭파 당시 해당 사진 속 동해선 현장에서는 경의선과 달리 북한 측이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