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곳에서 16일 치러진 기초자치단체장 재·보궐 선거에서 전남 영광이 70%를 웃도는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했다. 접전을 펼쳤던 부산 금정은 예상보다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 전남 곡성군과 영광군 전국 4곳 재·보궐선거 최종 투표율은 53.9%를 기록했다.
투표율을 견인하는 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3파전이 벌어진 전남 영광이었다. 영광군수 재선거 투표율은 70.1%로 4곳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투표율은 64.6%, 인천 강화군수 보선 투표율은 58.3%로 뒤를 이었다.
군수 한 명을 뽑는 영광 재선거 투표율이 제8회 지방선거 투표율(70.2%), 22대 총선 투표율(71.3%)에 육박한 것은 이례적이다. 영광의 당초 선거 판세는 민주당과 혁신당의 각축전 양상이었지만, 진보당이 약진하며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초미니 선거가 당 대표 참전의 빅선거 양상으로 바뀌면서 유권자 관심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 조국 혁신당 대표가 영광에서 ‘월세살이’를 하며 사활을 걸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수차례 영광을 찾아 텃밭 사수에 나섰다. 결국 선거 막판에는 각 당 후보 격차가 오차범위 내까지 좁혀지는 접전 양상도 펼쳐졌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광의 높은 투표율은 선거가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선거 주목도가 높아졌고, 각 당 지지층들이 모두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 금정구청장 보선 투표율은 47.2%로 4곳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지방선거(51.3%) 때보다 3.9% 포인트 낮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최근 김건희 여사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공예관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투표하며 선거사무원과 현장 참관인들에게 “수고가 많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동행하지 않고 용산공예관 투표소를 별도로 찾아 비공개로 투표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