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8년 전 살해된 여성의 사진이 인공지능(AI) 챗봇의 프로필 사진으로 도용된 사건이 발생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사는 드루 크레센트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크레센트는 지난 2일 자신의 딸 제니퍼의 이름과 사진이 도용된 AI 챗봇을 우연히 발견했다. 해당 챗봇은 AI 스타트업 ‘캐릭터.ai’(Character.ai)의 웹사이트에 공개된 것으로, 조사 결과 누군가가 제니퍼의 실명과 생전 찍었던 졸업사진을 무단으로 복제해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 챗봇의 프로필에는 고인인 제니퍼가 ‘비디오게임 저널리스트이자 기술, 대중문화, 저널리즘 전문가’라고 소개돼 있었다. 불특정 다수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정돼 있기도 했다.
해당 업체는 제니퍼 유족들의 신고를 받고 문제의 챗봇 캐릭터를 삭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제니퍼는 18세였던 2006년 2월 전 남자친구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크레센트는 딸의 사망을 계기로 청소년 데이트 범죄 예방 단체를 설립해 활동해 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제니퍼의 사례처럼 대화형 AI가 확산하면서 실존 인물의 신상이 무단 도용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방대한 양의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다루는 AI 업계가 개인을 보호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우려된다고 워싱턴포스트에 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