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안수집사가 9년간 탈북민 선교 이어온 비결

입력 2024-10-16 16:18
오현정(뒷줄 왼쪽에서 네번째) 안수집사가 지난해 휴양지에서 함께 하는 성도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현정 안수집사 제공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온누리교회에 다니는 오현정 안수집사는 9년 전부터 탈북민 선교에 매진하고 있다. 오 집사가 선교하는 방식은 남다른 면이 있다. 북부하나센터에서 정착도우미로 일하면서 탈북민들에 대한 선교를 행하는 것이다. 탈북민들은 국내에 입국하면 하나원, 하나센터를 거친 뒤 하나재단 등의 협조를 받아 우리 사회에 편입된다.

오 집사는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는 탈북민들에게 다가가 안정적 정착을 도와줬다. 거주지를 알아봐주거나 대안학교 및 일반학교에 입학시키기도 했다. 졸업 후 취업을 함께 고민하기도 했다. 군대와 자격증 취득 등을 위한 멘토링 역할도 수행했다.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존재들인만큼 진심으로 다가가면 어느새 둘도 없이 친근한 사이가 된다.

그러면서 오 집사는 전도도 용이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어느 날 식사할 때 의례적으로 기도하고 밥 먹었는데 이걸 보던 탈북민이 ‘교회 다니냐?’고 물었어요. ‘그렇다’고 했더니 자신이 중국에서 선교사의 도움을 받았던 기억을 얘기하더군요. 자연스레 교회로 인도하게 됐습니다. 탈북민들은 진심으로 돕는 정착도우미의 종교에 그대로 따라갈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오 집사의 도움으로 믿음의 가정을 이룬 탈북민들도 적지 않다. 이들에게서 자녀가 태어나면 오 집사의 자녀가 되기도 한다. “제게 가족이 많아졌습니다. 3명의 딸이 생겼고 또 그들이 가정을 이뤄 자녀를 낳았습니다. 제가 이모부가 되고 작은아빠가 되기도 합니다. 이것 모두가 기관을 통한 선교의 참된 성과들입니다.”

이처럼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접하는 주요 기관들을 선교에 활용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15일 서울 강남의 남서울은혜교회(박완철 목사)에선 통일선교를 위해 연합하는 현장사역자들의 공동체인 통일선교사역교회연합(통사연)의 마지막 정기모임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제시된 탈북민 선교 방안들로는 우선 하나원에 있는 하나교회에 출석한 탈북민 교육생들이 하나원 수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역 교회가 하나교회와 연계해야 한다. 아울러 하나재단을 통해 탈북민들의 현실적 문제 해결을 도와줘야 한다. 특히 탈북민들의 3대 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의료, 취업, 교육 부문에서의 하나재단 지원 프로그램들을 숙지하고, 이를 기반으로 탈북민들의 현실문제 해결을 도우면서 말씀까지 전하는 방안을 도모하는 것이다.

하나센터를 통해 지역사회 정착도 도와줘야 한다. 하나센터는 탈북민들의 거주지에서 가장 밀접하게 생활 전반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 집사의 경우처럼 이곳에서 탈북민 정착도우미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가장 가까이서 탈북민들을 전도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