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슬로바키아에 새 공장…전동화 시대 유럽 공략

입력 2024-10-16 16:07 수정 2024-10-16 16:11
이규석(왼쪽) 현대모비스 사장과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수상 공관에서 슬로바키아 신공장 구축을 위한 투자 협약 체결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는 슬로바키아에 전기차 핵심 부품인 PE(Power Electric) 시스템 공장을 세운다고 16일 밝혔다. 새로 짓는 공장은 체코, 스페인 공장에 이어 유럽 세 번째 전동화 거점이자 유럽 첫 PE 시스템 생산 거점이기도 하다.

현대모비스가 슬로바키아에 PE 시스템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선 것은 전동화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유럽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속도 조절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투자와 현지화 전략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체코에서 배터리시스템(BSA)을 생산 중이다. 스페인에는 폭스바겐 공급을 위해 배터리시스템 공장을 짓고 있다. 이번 슬로바키아 노바키 공장은 전동화 분야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PE 시스템을 생산하기 위해 구축 된다. PE 시스템은 전기모터, 인버터, 감속기가 통합된 전동화 구동 장치이다.

협약식에 참석한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슬로바키아 정부의 지원 아래 노바키 지역에 건설하는 PE시스템 신공장을 중심으로 중부 유럽 지역에서 전동화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2004년 초 슬로바키아 법인(MSK)을 설립한 뒤 질리나 지역에 모듈 공장을 구축했다. 이후 20년 넘게 슬로바키아 정부와 사업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슬로바키아 새 거점 구축에는 약 3500억원이 투입된다. 전동화 생산 거점은 축구장 14개 크기인 약 10만5700㎡ 부지에 들어선다. 총 2500억원이 투입된다. 완공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유럽에서 연간 30만대 규모의 PE 시스템 생산 거점이 마련된다. 기존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 부지 내에 신축되는 제동시스템과 에어백 생산 공장에도 약 950억 원이 투입된다.


슬로바키아에는 기아를 비롯해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재규어랜드로버 등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포진해 있다. 볼보도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커진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유럽뿐 아니라 국내외 전략적 요충지마다 전동화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북미 전동화 시장 대응을 위해 현지에 배터리시스템과 PE 시스템 생산 거점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착공한 인도네시아 배터리시스템 공장은 지난 7월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울산, 대구, 충주, 평택 등을 중심으로 전동화 부품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