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책, 엿새 만에 100만부…“유례없는 속도”

입력 2024-10-16 15:14

한강 작가의 책이 노벨문학상 수상 후 엿새 만에 100만부 이상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출간이나 시상 이후 이렇게 빠르게 판매가 증가한 건 이례적이다. 출판계에서는 오랜 만에 찾아온 독서붐이 지속하길 바라는 분위기다.

16일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에 따르면 한강의 책은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종이책만 103만2000부가 판매됐다. 온라인 기준으로 이들 3사의 시장점유율은 90% 가까이 된다.

서점별로는 예스24가 43만2000부, 교보문고가 36만부, 알라딘이 24만부를 판매했다. 전자책은 최소 7만부 이상 팔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종이책과 전자책을 합치면 110만부가 넘게 판매된 셈이다.

책별로는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가 많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커상 수상작 ‘채식주의자’는 노벨상 이전까지 110만부가 판매됐다. 노벨상 이후에는 40만부가 발주됐다. ‘소년이 온다’도 60만부가 판매됐는데, 노벨상 후에 40만부가 발주되면서 밀리언셀러에 오르게 됐다.

노벨문학상 수상 후 한강 작가의 책은 빠른 속도로 팔려 나갔다. 대형 서점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가 하면, 반나절 만에 13만부가 넘게 판매됐다. 주말을 지나면서 더욱 속도가 붙기 시작해 14일에는 80만부를 돌파했고, 15일에는 97만부를 기록했다.

출간이나 수상 후 이처럼 빠른 속도로 판매량이 증가한 건 출판계에 유례가 없다. 특히 작가 전체 작품이 고르게 팔려나가며 엿새 만에 100만부를 돌파한 건 출판계에서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부터 교보문고에서 베스트셀러를 담당한 김현정 과장은 “1Q84가 나왔을 때도 책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이 정도까진 아니었다”고 말했다.

출판계에선 100만권을 ‘꿈의 숫자’로 본다. 1년에 6만종이 넘는 책이 출간되는데 100만권 판매를 넘기는 책은 한해에 한권이 나올까 말까 하다. 2020년 이후 출간된 책 중 누적 부수로 100만권을 돌파한 책은 ‘세이노의 가르침’, ‘슬램덩크’ 단행본, ‘불편한 편의점’ 1·2부,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 1·2권 등 4종에 불과하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