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서 한 남성이 길고양이를 쇠막대기로 때리고 담뱃불로 지지는 등 끔찍한 학대를 가하는 모습이 포착돼 동물보호단체가 구조에 나섰다.
천안지역 동물보호단체인 ‘동아이’는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아침 여러 군데서 전화가 와서 천안 서북구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때려서 골반을 골절시키고 한 녀석을 때려서 훔쳐갔다고 제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단체 측이 확인한 결과 지난 4일 자정부터 오전 3시까지 천안 서북구 성성동 한 건물 야외 주차장에 마련된 고양이급식소에서 마스크를 낀 남성이 시각 장애가 있는 길고양이를 쇠 막대기로 때리고 학대하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이 남성은 쇠 막대기로 맞은 고양이가 다리 골절로 제대로 걷지 못하고 몸부림치자 이를 태연히 지켜보기도 했다.
‘동아이’ 측은 “이 학대범은 태연하게 밥 주는 척을 하고 불법 통 덫으로 고양이를 잡으려고 하다 잘 잡히지 않자 쇠막대기로 집 안에 있는 눈먼 고양이를 내리쳤다”며 “고통스러워하는 고양이를 쳐다보다 도망가는 턱시도 고양이를 따라가 CCTV 사각지대에서 쇠막대기로 때려 실신시켜서 거꾸로 발을 잡고 훔쳐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CCTV에 노출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담하게 차까지 끌고 와서 세 시간 동안 이 학대범은 여유 있게 행동했다. 절대 용서하면 안 될 인간이고 사람을 의지하는 착한 아이들에게 더 가학적인 학대를 한 놈이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학대당한 시각장애 묘의 머리는 담뱃불로 지져져 있었고, 다리 골절로 검진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이’는 고양이를 학대한 성명 불상의 남성을 동물 학대와 절도 및 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전날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동네 주민과 동물보호단체는 이 남성이 계획적·상습적으로 길고양이를 학대하고 납치해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아이’ 측은 “실신한 고양이를 들고 가는 모습이 한 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닌 것 같다. 인근의 식당에서 밥을 챙겨주던 고양이도 두 달 전 꼬리가 토치로 지져져 잘려나갔다”면서 “지속적으로 장시간 고양이들을 학대한 것으로 보이며 인근에 사는 주민인 듯하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