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해서 못 읽어” 김창완의 ‘채식주의자’ 감상평에…한강 반응은

입력 2024-10-16 06:46 수정 2024-10-16 10:05
유튜브 채널 'KBS 인물사전' 캡처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두고 “끔찍해서 안 읽고 싶다”고 김창완이 과거 평가한 영상이 화제다. 채식주의자는 어느 날 육식을 거부하기 시작하며 가족과 갈등을 빚는 ‘영혜’의 이야기다.

16일 유튜브에 따르면 ‘KBS 인물사전’ 채널에 지난 11일 올라온 김창완의 한강 작가 인터뷰가 인기 급상승 동영상 12위에 올랐다. 영상 속에서 한강과 김창완은 소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함께 소리 내 읽고 감상을 나눈다.

김창완은 영혜의 남편 시점에서 서술되는 대목을 읽었다. 친정 식구들은 채식하는 영혜를 채근하며 억지로 고기반찬을 먹이려고 한다. 김창완은 책을 읽어가던 중 미간을 찌푸리며 멈췄다. 이어 “안 읽겠다. 뒤로 가면 너무 끔찍하다”며 “고기를 딸 입에 쑤셔 넣고 뭐 하는 거냐. 아무리 소설가라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유튜브 채널 'KBS 인물사전' 캡처

한강은 “이 장면이 끔찍하고 불편한 건 사실이다. 세 개의 장에 이뤄진 소설에서 각자 화자의 관점에서 다시 나올 만큼 중요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완은 다시 책을 읽으려다가 또 한 번 미간을 찌푸리며 “이걸 어떻게 읽냐. 읽어야 하냐”고 재차 괴로워했다. 이에 한강은 “읽지 마시라. 괴롭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KBS 인물사전' 캡처

김창완은 영혜의 아버지가 억지로 딸의 입을 벌리고, 딸의 뺨을 때려가며 입안에 탕수육을 밀어 넣는 장면을 읽다가 이내 “안 읽겠다. 너무 끔찍하다”며 멈췄다.

한강은 “폭력적인 장면에 민감한 편이다. 아우슈비츠를 다룬 영화를 보면 토하거나 며칠 아프기도 하다. 가장 두려워하고 힘들어하는 게 폭력의 장면”이라며 “이 사람(영혜)이 왜 폭력을 견디기 어려운지는 폭력적인 장면을 통해 말할 수밖에 없기에” 그렇게 썼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인터뷰는 2016년 한강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을 맞아 진행됐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