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표’ 음식 배달 뜬다… 3사 온라인 매출 급증

입력 2024-10-16 05:03
시민들이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즉석조리 식품을 둘러보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배달 수수료를 둘러싼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이중가격제를 시행하는 매장이 늘어나는 등 외식물가가 치솟는 분위기다. 백화점과 편의점에 밀려 성장세가 주춤했던 대형마트 3사는 즉석조리 식품 델리 코너를 중심으로 한 ‘마트 배송’을 앞세워 돌파구를 찾고 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31)씨는 “배달음식이 너무 비싸서 시켜먹기 점점 부담된다. 마트에서 먹거리를 주문해 보니 맛도 좋고 가격도 괜찮아서 애용하고 있다. 원하는 시간대에 음식을 받아볼 수 있는 점도 좋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외식물가는 전년 같은 달 대비 2.6% 상승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3개월(7월 7일~10월 6일) 온라인 델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고, 주문 소비자 수는 34%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홈플러스는 ‘마트 직송’이라는 맞춤 배송 서비스를 통해 인기 상품인 ‘당당치킨’부터 김밥, 초밥 등 다양한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였다는 점이 매출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4만원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 혜택도 있다.

홈플러스 제공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도 온라인 주문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30대 소비자 매출이 18% 오를 때, 40~50대 매출은 47% 늘었다.

롯데마트의 매출도 급증했다. 지난 7월부터 이달 14일까지 롯데마트 온라인 델리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5% 이상 늘었다. 롯데마트는 신선상품과 함께 즉석조리 식품에 주력하고 있는데, 롯데마트몰에서 구매 시 당일 생산·판매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매장에서 조리된 상품이 콜드체인 배송을 통해 오후에 만나볼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과 같은 수준의 프로모션도 제공한다. ‘큰초밥’, ‘큰치킨’ 등이 대표 인기 상품이다.

이마트의 경우도 ‘어메이징 치킨’ 등 1만원 이하 제품들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온·오프라인 합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고, 10월 매출은 12.9% 늘었다.

대형마트는 징검다리 연휴의 영향으로 이달 1일부터 13일 사이 매출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는 합산 매출이 지난해보다 3.8%, 방문객 수는 45.5%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야별 매출 증가율은 수산 42.7%, 축산 25.4%, 채소 25.2%, 델리(즉석조리 식품) 13.3% 등 순이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0% 증가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수산 매출이 33% 늘었고, 베이커리(29%), 채소(27%), 델리(25%) 등의 식료품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롯데마트도 축산과 수산이 각각 50%와 30%가량 큰 폭으로 늘었고, 델리와 과일 매출도 15%씩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물가가 오르면서 저렴한 가격에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대형마트가 경쟁력을 보인다”며 “온라인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전 연령층에 걸쳐 매출 성장세가 관찰됐다”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