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슬쩍 봤을 뿐인데 헌법이 이해된다

입력 2024-10-15 17:36 수정 2024-10-15 17:57

‘흡연권과 혐연권 중 무엇이 우선할까?’
‘왜 음주 측정은 강제로 행해지지만 거부할 수 없을까?’

한 번쯤 마음속으로 치열하게 고민하다 머리가 아파 생각을 관둔 경험이 있을 법한 질문들이다. <슬쩍 보는 헌법>은 황영일 변호사 등 3명의 변호사가 법에 낯가림이 있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 사례와 함께 헌법의 가장 중요한 100문장을 엄선해 소개한다.

이 책은 헌법이 가진 인간 존재에 대한 문제로 시작해 개인의 양심과 자유, 개인의 양심과 자유가 다른 사람의 양심과 자유와 어떻게 충돌하고 해소되는지의 문제를 다룬다. 또 개인들이 모여 국가 공동체를 이루고 살 때 어떤 원칙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로 점차 확대된다.

법이 딱딱하다는 편견은 잠시 내려놔도 된다. 재미있는 해설과 그림을 곁들였다. 왼쪽 페이지에는 판결문 중 비교적 읽기 쉬운 문장을 조금 다듬어서 소개하고, 그 문장이 속한 판결의 사안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담긴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판결문을 읽으며 품게 되는 의문과 생각을 일상적인 언어로 가볍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인문학적인 이야기를 제안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그림으로 문제가 되는 상황을 유쾌하게 다시 떠올려 보도록 했다. 법이 어색한 이들이 가능한 한 부담 없이 재미있게 헌법에 마주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독자들이 헌법을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헌법에 담긴 삶의 지혜를 인생에 적용하는 게 이 책이 궁극적으로 의도하는 바다. 저자는 서문에서 “많은 독자가 헌법의 지혜를 익히며 조금 더 자유로운 인생을 살아갔으면 한다”고 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