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39)씨가 자신의 후배를 동원해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은 혐의로 또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보성)는 15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오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오씨는 2021년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86차례 의료용 마약류 수면제인 스틸녹스 2253정과 자낙스 112정을 대리처방으로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오씨에게 건넨 김모씨와 황모씨는 약식기소됐다. 나머지 A씨 등 3명은 보호관찰소 선도조건부로, B씨 등 9명은 교육조건부로 각각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오씨는 소속팀 주장과 야구계 선배라는 지위를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오씨가 주로 20대 초중반 나이의 어린 후배 선수나 1군과 2군을 오가는 선수 등 14명에게 수면제를 대신 처방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봤다.
김씨 등은 오씨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결국 자신의 명의를 이용해 수면제를 처방받은 뒤 오씨에게 건넸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 등은 강압적인 요구를 거절하지 못해 범행에 나선 것”이라며 “범행 경위 등을 고려해 차등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씨는 필로폰 상습 투약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오씨는 2007~2022년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에서 선수로 뛰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WBSC 프리미어12,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의 대회에서 국가대표로 활동한 바 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