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패러디와 쇼츠, 식당 예약 전쟁 등을 낳으며 화제의 중심에 선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흑백요리사)이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마지막 회차가 공개된 지 일주일 만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시청자들의 시선은 다음 시즌 출연자로 향하고 있다.
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흑백요리사’의 김학민 PD는 “처음 (‘흑백요리사’를) 기획할 때만 해도 이 프로그램으로 가장 듣고 싶은 얘기가 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시즌2 빨리 내놓으라’는 말을 듣는 거였다. 그걸 실제로 실현하게 돼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은지 PD는 “(시즌2를)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결정을 미룰 이유가 없어서 넷플릭스와 제작진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잘 만들어보자는 데에 의견이 빠르게 모아졌다”고 덧붙였다.
재야의 고수 흑셰프와 미슐랭 스타 백셰프 100인이 모여 계급장을 떼고 오로지 맛과 실력만으로 겨룬다는 콘셉트의 ‘흑백요리사’는 방송 전부터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으로 화제가 됐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국내 유일의 미슐랭 3스타 셰프 안성재의 조합뿐 아니라 이미 각자의 분야에서 명성을 쌓은 에드워드 리, 최현석, 정지선, 여경래 셰프 등이 참가자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미 쟁쟁한 스타 셰프들이 출연했던 탓에 시청자들은 시즌2 출연진에 대해 기대와 걱정을 함께 드러내고 있다. 이에 김은지 PD는 “‘흑백요리사’를 준비하며 느낀 건 대한민국에 요리 실력자가 엄청 많다는 것”이라며 “시즌2 라인업은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모은설 작가는 “(시즌2에는) 고든 램지가 도전자로 출연하는 게 1순위”라며 “시즌2가 정해지자마자 고든 램지 코리아 측에 가장 먼저 접촉했다”고 웃었다. 백종원과 안성재는 시즌2에도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한다.
많은 시청자에게 사랑받고 큰 화제가 됐지만, 그만큼 라운드별 미션과 다음 라운드 진출자에 대한 논란도 따랐다. 팀 미션으로 탈락한 경우, 세미 파이널 ‘무한요리지옥’을 겪지 않고 나폴리 맛피아(권성준)가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한 것 등을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학민 PD는 “시즌1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 게 무엇인지 파악했다. 시청자와 대중의 평가와 반응이 모두 소중하고 옳은 의견이라 생각해서 수용하고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10년 만에 등장한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전에 본 적 없던 새로운 미션들과 요리를 향한 진정성 있는 셰프들의 마음과 태도가 전해지며 넷플릭스 한국 예능 최초로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3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모 작가는 “처음에 기획할 때는 백종원과 셰프 100인이 나오니 국내에서 흥행할 거란 확신이 있었지만, 사실 글로벌 반응은 기대가 없었다”며 “기존의 요리 프로그램과는 다른 구조와 볼거리가 있어서 흥행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기뻤던 건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우승자 한 명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저희는 탈락한 분들도 많은 응원과 인기를 받았다는 것”이라며 “순수하게 요리에 미친 사람들의 진심에 시청자들이 열광한 것 같았다. 다음 시즌도 그 기조를 반드시 지켜서 제작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흑백요리사’ 시즌2는 내년 하반기 공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