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학생들이 졸업앨범에 올리는 사진이 딥페이크 범죄에 악용될 걱정을 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 희망자만 졸업앨범에 사진을 올리거나 졸업앨범을 아예 제작하지 않는 등 딥페이크 기술이 졸업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15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공개한 ‘딥페이크 여파 졸업앨범 제작 등 실태 파악 교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3.1%가 딥페이크 범죄에 졸업앨범 사진이 악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우 우려된다’ 69.5%, ‘약간 우려된다’ 23.6%로 나타났다. ‘별로 우려되지 않는다’ 5.9%, ‘전혀 우려되지 않는다’ 0.9%였다. 이번 설문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9일까지 유·초·중·고교 교사 3537명을 온라인으로 조사했다.
졸업앨범에 교사 사진은 어느 범위까지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묻자, 응답자의 49.8%는 ‘희망자에 한해 넣어야 한다’고 답했다. ‘모두 넣지 말아야 한다’는 답변도 38.7%에 달했다. 졸업앨범 제작 여부를 묻자, ‘제작하지 말아야 한다’ 답변이 67.2%로 ‘제작해야 한다’ 32.8%보다 배 이상 많았다. 사진 넣길 꺼리는 학생이 늘고 있는지도 묻자, 교원 45.5%가 학생들도 꺼린다고 답했다.
교사들은 학교 딥페이크 범죄 근절 방안으로 ‘가해자 처벌 강화 및 교육 의무화’(64.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딥페이크물 등에 대한 탐지‧필터링 기술 고도화’(11.8%), ‘정보통신사업자 책임, 관리 강화’(7.1%), ‘학교 예방교육 강화’(7.0%), ‘가정교육의 역할 강화’(5.6%) 순으로 나타났다.
교총은 “웬만하면 참고 밖으로 드러내길 꺼리는 교사들의 특성상 딥페이크나 초상권 피해 경험은 실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학생들끼리 언제든 사진을 찍고 보관·공유할 수 있는데 범죄 피해 등을 감수하면서 앨범을 만드는 건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점차 많아지는 흐름”이라고 전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