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한 무등산 수박의 명성 회복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지역 대표 특산물인 무등산 수박을 육성하기 위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개년 계획을 추진한다.
시는 우선 얼마 남지 않은 재배 농가의 낮은 소득을 일반 수박 재배 농가 수준으로 보전할 수 있도록 생산 장려금을 지원한다. 연작에 따른 생산성 감소에 대응해 토양 환경을 개선하고 불볕더위에 대비한 차광·차열 시설도 보강한다.
이와 함께 과육, 식감 등 품질을 개선하고 균일한 과실 생산을 위한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후계농 교육자료 매뉴얼도 제작하기로 했다.
시는 지력 약화, 기후 변화 등을 고려해 적응력이 뛰어난 개체 생산에 필요한 접목 기술도 연구해 재배에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무등산 수박은 한 번 경작한 곳은 지력(地力)을 잃어 해마다 재배 장소를 옮겨야 한다. 3년 정도 흘러 땅속의 영양분이 회복돼야 다시 심을 수 있다.
재배장소도 해발 300m 이상 무등산 기슭에서만 자란다. 지형 조건이 비슷한 강원·경상 일부 지역에서 재배하려고 했으나 매번 성공하지 못했다.
시는 접목 기술 개발과 함께 무등산 수박 판매가 이뤄지는 금곡동 직판장 시설도 개선한다. 내부 구조변경을 통해 화장실을 보수하고 대기 공간 등을 조성한 뒤 가공식품 진열 공간 등도 조성할 방침이다.
무등산은 감칠맛이 빼어난 광주의 대표적 특산품이다. 하지만 재배 농가는 2000년 30 농가(재배면적 12㏊)에서 2017년 11 농가(3.1㏊)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8 농가(2.6㏊)에 그쳐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신세다. 생산량도 2000통 이상을 유지하다가 2022년 1974통, 지난해 1850통으로 감소했다.
금곡·충효동 일대에서만 재배되는 무등산 수박은 늦여름의 진미로 일반 수박보다 압도적으로 크고 감칠맛이 뛰어나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했다. 성인병과 당뇨, 해독 작용에도 효능이 있는 명품 수박이지만 수확량이 해마다 줄고 있다.
시 관계자는 “소멸 위기에 처한 무등산 수박의 안정적 생산 기반을 구축과 더불어 직판장 관광 활성화로 역사적 가치와 희소성을 알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