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팔리는 美 유명 바운서…아기 5명 숨져 리콜

입력 2024-10-15 13:49 수정 2024-10-15 13:50
리콜된 '피셔프라이스'의 바운서 제품.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질식 위험을 이유로 유아용품 제조사 피셔프라이스의 신생아용 바운서 ‘스누가 스윙’(Snuga Swings)을 리콜하기로 했다. 해당 제품은 해외 직구 사이트 등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판매돼 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은 13일(현지시간) CPSC가 영아용 흔들 요람인 스누가 스윙 200만개를 리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2년까지 해당 제품에서 잠을 자던 생후 1∼3개월 사이 아기 5명이 목숨을 잃었다. CPSC는 이 아기들 대부분이 보호자의 통제 밖에 있었으며 바운서에는 다른 침구 용품이 함께 구비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리콜 대상은 스누가 스윙 21개 모델 모두 전부다. 전체 모델 목록과 제품 번호는 CPSC의 웹사이트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해당 제품은 2010년 이후 미국에서만 210만개 이상이 판매됐으며 아마존과 타겟, 월마트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도 입점되어 있다. 국내에도 해외 구매 대행 사이트 등을 통해 판매됐고 아기용품 대여 서비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제품이다.

CPSC는 리콜 보고서에서 이 제품은 절대로 수면용으로 사용해서는 안되며 깨어있는 시간에 사용하더라도 추가 침구류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국 소아과 학회 역시 질식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부드러운 담요나 베개, 봉제 장난감, 범퍼 및 기타 부드러운 물품을 아기가 잠을 자는 공간에 두지 말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리콜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CPSC의 리처드 트럼카 주니어 위원은 별도 성명을 통해 “이번 리콜은 실패할 운명이며 많은 아기를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160달러(약 22만원)에 판매됐지만 피셔프라이스는 리콜 시 소비자들에게 25달러(약 3만4000원)만을 환불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25달러를 환불받은 후 이 제품을 버려야 한다”며 “질식 위험이 있다고 지적된 머리 받침대와 몸통 지지 방석을 제거하더라도 이 제품은 여전히 유아의 수면에 안전하지 않으니 집에 보관하지 마라”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카 위원의 주장은 CPSC의 공식 견해는 아니며, 피셔프라이스의 모회사 마텔 역시 트럼카 위원의 발언에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피셔프라이스는 이전에도 유아용 바운서 제품 등에 리콜 조치를 받은 바 있다. 2019년에는 다른 요람 제품인 ‘로큰플레이’(Rock’n Play)가 질식사고 등을 이유로 리콜됐고, 2022년에도 ‘로커스’(Rockers)에서 아기를 재우지 말라는 주의보가 내려졌다.

CPSC는 아기들은 유아용 침대처럼 단단하고 평평한 바닥에 등을 대고 자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권고했다.

미국 의회도 2022년 ‘아기 안전 수면법’(Safe Sleep for Babies Act)를 토대로 유아용 경사 침대를 제조 판매하지 못하도록 해왔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