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최근 위기에 처한 삼성에 대해 “혁신적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준감위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 7곳이 법을 잘 지키는지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외부 기관으로 무노조 경영 폐기 등 성과를 낸 조직이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15일 2023년 연간보고서 발간사를 통해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컨트롤타워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있을지 모르는 준법경영 위반 위험에 대해 준감위가 준엄한 원칙의 잣대를 갖고 감시자 역할을 철저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삼성은 현재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국내 최대 기업이지만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상황의 변화, 경험하지 못한 노조의 등장, 구성원의 자부심과 자신감 약화, 인재 영입 어려움, 기술 유출 등 사면초가의 어려움에 놓여 있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외형적 1등을 넘어 존경받는 일류기업으로 변화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경영도 생존과 성장을 위해 과감하게 변화해야 한다. 과거 삼성의 어떤 선언이라도 시대에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폐기하고 사법 리스크의 두려움에서도 자신 있게 벗어나야 한다. 구성원들에게 ‘우리는 삼성인’이라는 자부심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준감위는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는데 주요 현안 중 하나는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이다. 삼성은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 연루설이 불거진 뒤 2016년 12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현재 미등기 임원인 이재용 삼성전자 임원을 등기임원으로 복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내놓은 바 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