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한 포기 2만원 시대, 10억원어치 김장으로 따뜻한 손길 전한다

입력 2024-10-14 14:52
‘2019 기감 농도 한마당’에서 봉사자들이 김장을 담그고 있다. 국민일보DB

배춧값이 금값인 시대,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 이철 목사)가 시중 가격 10억원에 가까운 김치를 이웃들에게 나눈다. 배추 한 포기 가격이 2만원을 넘어서며 ‘금배추’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감리회 농도한마당이 나누는 김치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다음 달 7일 경기도 광주시 광주감리교회에서 열릴 제12회 기감 농도한마당은 도시와 농촌이 함께 손을 맞잡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행사로 자리 잡아 왔다. 감리회 농촌교회와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유기농 배추와 고추, 각종 재료로 담근 김장김치는 지역아동센터, 그룹홈, 독거노인, 노숙인센터, 장애인돌봄시설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전달된다.

박순웅 농도한마당 준비위원은 “올해 역대급 무더위로 배추 농사가 어려워지며 가격이 크게 상승했지만, 농민들의 헌신 덕분에 7000㎏의 절인 배추와 3000㎏의 양념을 준비할 수 있었다”며 “시중 김치 가격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가 준비하는 김장은 10억원에 가까운 가치가 된다”고 말했다.

농도한마당은 기감 선교국(총무 태동화 목사)이 주최하고 서로살림농도생협과 농촌선교목회자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태동화 총무는 “감리교회가 잘하는 일 중에서도 자랑할 만한 행사”라며 “김장 나눔은 도시와 농촌을 잇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동흠 농촌선교목회자회 회장은 “농도한마당은 처음부터 한국교회가 신뢰를 쌓아가는 자리로 마련됐다”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 한국교회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거대한 모임을 열고 세를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몸짓으로 평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김장 나눔의 의미를 소개했다.

이번 김장은 특히 코로나 이후 지원이 끊긴 지역아동센터와 소외계층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임미심 가재울지역아동센터 센터장은 “코로나 이후 대기업들의 김장 지원이 많이 끊겼다”며 “김장 나눔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 기감에서 만든 김치는 유기농 재료로 만들어져 더 건강하고 맛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감리회 농도한마당 관계자들이 14일 서울 종로구 기감 본부교회에서 올해 행사 취지를 소개하고 있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