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성을 살해한 박대성(30)의 범행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외부에 유출한 경찰관과 공무원의 신원이 확인됐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전남경찰청 소속 A 경감, 순천시 소속 B 사무관 등 2명을 입건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전남경찰청과 순천시가 각각 작성한 두 종류의 보고서가 사건 당일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 SNS를 중심으로 유포되자 수사에 나섰다.
각 보고서는 대외유출 금지 공문서로 피의자 박대성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실명·나이 등 개인정보,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사건 개요 등이 담겼다.
A 경감과 B 사무관은 가족 등 주변인에게 보고서를 사적인 목적으로 전달했다고 경찰 기초조사에서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을 형사입건하고 추가 유출자가 있는지 파악할 계획이다. 또 수사와 별도로 징계 절차가 이뤄지도록 각 소속 기관에 통보할 방침이다.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0시44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서 길을 걷던 18세 여고생을 쫓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수단의 잔인성·국민의 알권리·중대한 피해 등을 고려해 박대성의 신상·머그샷 얼굴 사진을 지난달 30일 공개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