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화가 박환의 개인전 ‘어둠의 시련을 손 끝의 희망으로’

입력 2024-10-14 10:09 수정 2024-10-14 10:14

시각장애인 화가 박환이 오는 10월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박환 작가가 시각장애를 겪기 전과 후에 그린 작품을 아우르는 자리로, 사고 전의 작품 2점과 시각장애 이후 그린 18점, 총 20점을 선보인다.

박환 작가는 시각장애인이 되기 전부터 활발히 활동하던 서양화 화가였다. 국제아트페어 전시회에 참여하며 세계무대에 도전하던 그에게 2013년,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가 찾아왔다. 이 사고로 인해 빛조차 볼 수 없는 1급 시각장애인이 되었지만, 그는 절망 대신 희망을 택했다. 손끝의 감각으로 다시 붓을 잡은 그는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영감을 주는 화가로 자리 잡았다.
박환 작가의 작품은 특별한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는 캔버스에 무명실을 붙여 스케치를 하고, 구슬핀을 사용해 위치를 기억한 뒤, 두꺼운 실과 청바지, 흙, 나무껍질 등을 붙여 입체감과 생동감을 더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그의 손끝에서 세상을 가장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힘이다. 그의 작품에는 서양화와 동양화가 조화를 이루며 독창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어둠의 시련을 손 끝의 희망으로’는 박환 작가가 절망의 어둠 속에서 어떻게 희망의 빛을 피워냈는지를 보여준다. 대표작 ‘경의로운 삶’은 단순한 은행나무 그림이 아니다. 박 작가는 은행나무의 낙엽 지는 모습을 통해, 우리도 최고일 때 내려놓음을 배워야 한다는 삶의 메시지를 담았다.

박환 작가는 “마음이 지친 모든 이들에게 이번 전시가 작은 위안과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그의 작품이 전하는 진정한 의미를 함께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영희 사진부장 finalcut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