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아기공장’ 적발…24명 합숙하며 임신·출산

입력 2024-10-14 00:02

캄보디아에서 외국인 여성 수십 명을 합숙시키며 불법 대리모 사업을 벌이던 조직이 적발됐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무부는 지난달 23일 수도 프놈펜 인근 칸달의 한 빌라에서 외국인 여성 24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여성 중 20명은 필리핀 국적, 4명은 베트남 국적으로 확인됐으며, 이중 필리핀 여성 13명은 임신 상태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태국에 기반을 둔 업체가 온라인으로 대리모를 불법 모집한 뒤 캄보디아에서 숙식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내무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임신 중인 13명을 인신매매·성 착취 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며 “이들을 피해자가 아닌 공범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출산 후 최대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임신하지 않은 필리핀 여성 7명과 베트남 여성 4명은 추방될 예정이다.

캄보디아는 2016년 상업적 대리 출산을 금지하는 법을 도입했지만, 불법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캄보디아는 외국인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대리모를 구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대리모를 통한 출산 비용이 약 15만 달러(약 2억원)에 달하지만, 캄보디아에서는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17년에는 호주인 간호사가 현지 여성 23명을 모집해 호주인 부부 18쌍과 미국인 부부 5쌍을 위한 대리 출산을 진행했다가 적발돼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2018년에는 현지 여성 수십 명을 산모로 고용한 대형 대리출산 알선 조직이 적발됐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