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퍼트 트라우마’장유빈 “11번홀 보기와 18번홀 1m 파퍼트가 우승 원동력”

입력 2024-10-13 17:42
장유빈. KPGA

퍼트가 점차 좋아지니 그야말로 고공비행이다. 장유빈(22·신한금융그룹) 얘기다. 장유빈은 13일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CC에서 막을 내린 KPGA투어 백송홀딩스 아시아드CC 부산오픈에서 우승했다. 시즌 2승째다.

우승 원동력은 스스로 영원한 숙제라고 한 ‘퍼트’였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하게돼 기쁘다”라며 “퍼트도 잘 안되고 지키는 골프를 했는데 연장에서 보여드리고 싶어했던 스타성 같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이번 대회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정규홀 마지막 18번 홀에서 1m 가량의 파퍼트를 성공시켜 연장 승부를 펼칠 수 있었다. 그리고 파퍼트를 성공시킨 뒤 마치 우승이라도 한듯 격한 세리모니를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장유빈은 “비즈플레이 원더클럽 오픈 때와 완전히 달랐다. 그 때는 쇼트 퍼트를 놓쳐 연장에 갔고 이번 대회는 안좋아하는 짧은 퍼트를 넣어 연장에 갔다”라며 “부담이 됐었는데 이겨낸 것에 기분이 좋았다. 자신감이 어느 정도 올라오 ㄴ상태에서 퍼트를 할때 뒤를 안보고 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장유빈은 비즈플레이 원더클럽 오픈 때 6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 갔으나 쇼트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허인회(37·금강주택)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한 뒤 연장전에서 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그러면서 그에게는 ‘새가슴’이라는 달갑지 않는 꼬리표가 붙었다.

장유빈은 “사실 퍼트가 가장 약하다. 어려서부터 입스가 있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짧은 퍼트가 들어가면 기분이 좋게 경기를 끝내는 편이다”라며 “이번 우승을 통해 그런 트라우마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 남은 대회도 지금과 같은 자신감으로 잘 할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장유빈은 이번 대회 우승 원동력을 11번 홀(파4) 위기를 보기로 막은 것이라 했다. 그는 “11번 홀에서 티샷이 패널티 구역에 들어갔다. 1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샷이 러프여서 플라이어를 감안해 짧은 클럽을 잡고 쳤는데 플라이어가 안나 생각보다 더 짧았다. 네 번째만에 홀 8m 지점에 볼을 올려 더블보기 위기였는데 다행히 원퍼트로 마무리했다”고 우승 원동력을 설명했다.

장유빈은 이번 우승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상금 순위, 평균타수 등 주요 개인상 전 부문 1위로 올라섰다. 그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대회가 4개 남았는데 전에도 계속 말했지만 남은 대회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욕심도 나고 힘도 들어가는데 그 대회 각 라운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PGA투어 진출에 도전하는 장유빈은 DP월드투어와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본인의 실력을 테스트해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DP월드투어와 함께 대회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좋은 기회고 경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낸 뒤 “익숙한 코스인 만큼 지금 올라온 자신감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임하면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장유빈은 마지막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던 친한 형 조우영(23·우리금융그룹)과의 돈독한 우정과 경쟁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친하게 지내고 있는 형이다. 오늘도 출발 전 1타 차까지는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고 웃으며 “작년 군산CC 오픈 때도 2타 차까지 기다려달라고 했었는데 우승을 한 좋은 기억이 있다. 오늘도 우승했으니 앞으로도 계속 부탁해야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기장=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