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차녀, 父 손 안 잡고 홀로 입장… 식전엔 전우 추모

입력 2024-10-14 00:03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차녀 결혼식이 열린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흰색 드레스를 입은 인물이 입장하고 있다. 윤웅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씨는 13일 미국인 해병대 장교 출신 케빈 황씨와의 결혼식에서 ‘군’이라는 공통점으로 맺어진 두 사람의 인연을 방증하듯 한미 전우를 위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국제 커플인 만큼 사회는 한국어와 영어로 각각 진행됐으며, 두 사람의 추억이 담긴 영상도 상영됐다. 민정씨는 최 회장이나 황씨의 손을 잡지 않고 혼자서 ‘버진로드’를 걸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정씨는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황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식 참석자들에 따르면 두 사람은 결혼식에 앞서 한미 전우를 위해 묵념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중국계 미국인인 황씨는 미 해병대 예비군 장교로 캘리포니아에서 복무 중으로, 다음 달에는 다시 현역으로 전환해 미 특수부대의 군수 분야 관련 보직을 맡을 예정이다. 황씨는 2020년부터 약 10개월간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경력도 있다. 민정씨 역시 2014년 9월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 입대했다가 2017년 11월 제대했다.

윤웅 기자

두 사람은 미국 워싱턴DC 듀폰서클에 살면서 이웃 주민으로 처음 만났다. 이후 군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급격히 친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이 같은 추억이 담긴 사진은 이날 결혼식장에서 영상으로 상영됐다. 두 사람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사진과 두 사람이 만난 뒤 운동 등을 함께 한 사진 등이 영상에 담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차녀 결혼식이 열린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윤웅 기자

재벌가 자녀로서 이례적으로 해군에 자원입대하고,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등 파격적인 선택을 거듭해 온 민정씨는 이날 결혼식에서도 최 회장의 손을 잡지 않고 혼자서 입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신랑이 등장한 뒤, 이어서 민정씨가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하객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식은 주례 없이 진행됐으며, 사회는 신랑과 신부의 지인이 나란히 맡아 각각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차녀 결혼식이 열린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참석하고 있다. 윤웅 기자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지난 5월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이 난 뒤 공식석상에서는 처음으로 대면했다. 두 사람은 식장 앞에서 환한 표정으로 하객을 맞으며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 중에도 신부 측 혼주석에 앉아 딸의 결혼식을 함께 지켜봤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차녀 결혼식이 열린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이 입장하고 있다. 윤웅 기자

이날 결혼식은 철통 보안 속에서 진행됐다. 사전에 초청장을 받은 하객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출입로를 통제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재계 총수들을 비롯한 일부 하객은 지하 3층 주차장을 거쳐 식장으로 향했다. 하객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 재계 총수들과 SK가 일가친척들,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민정씨 부부는 미국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