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에 빚진 자’로 유럽에 파송된 선교사들이 선교의 소명을 재확인하며 회복의 시간을 보냈다.
서울 여의도침례교회(국명호 목사)는 최근 지교회 베를린침례교회(장원준 목사)의 창립 14주년을 맞아 유럽 선교사를 초청한 ‘2024 선교사 회복의 콘퍼런스’를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불가리아 알바니아 등 10개국에서 온 기독교한국침례회 해외선교회(FMB) 및 한국해외선교회 개척선교회(GMP) 소속 선교사 75명이 참석했다.
베를린침례교회는 2011년 국명호 목사가 조국을 위해 파견된 1세대 간호사와 광부, 한인 교포, 유학생 등을 중심으로 개척한 교회로 지난 6일 창립 14주년을 맞았다. 현재는 독일에서 10년 이상 선교사로 섬긴 정원준 목사가 담임하고 있다.
국 목사는 1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펜데믹 후 복음을 전하기 더욱 치열해진 상황 속에서 유럽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가 거의 없었다”며 “선교사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선교사 사역에 새로운 비전과 큰 힘을 실어주는 활력소가 되길 바라며 이번 콘퍼런스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2박 3일 일정으로 열린 콘퍼런스는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가톨릭교회의 부당성을 비판한 95개 반박문을 게시한 비텐베르크 교회 등 종교개혁지와 홀러코스트 참상을 확인할 수 있는 유대인 묘지 등을 탐방했으며 저녁에는 말씀과 기도가 있는 집회로 진행됐다.
관광지로 전락한 유럽교회의 뼈아픈 현실도 볼 수 있었다. 국 목사는 “유럽에서 시작된 기독교 역사가 미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해졌다. 한국교회는 유럽교회에 복음의 빚을 진 셈”이라며 “현재 독일을 비롯한 유럽교회는 노인을 제외한 현지인 성도들이 거의 없다 보니 교회 매매가 많이 이뤄지는 가슴 아픈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베를린침례교회는 유럽 선교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유럽 곳곳에 흩어진 한인 디아스포라와 선교사들을 통해 우리에게 복음을 전해준 유럽교회에 다시 복음의 불씨를 지펴지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위로와 격려, 도전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안대룡 체코 선교사는 “선교사들이 서로의 삶을 그저 이야기하고 고백한 것뿐이었지만 삶의 이야기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 드러났고 하나님의 위로가 가득한 순간들이었다”고 말했다. GMP 소속 이용범 알바니아 선교사는 “첫날 설교 메시지를 통해 사역의 돌파를 위한 도전을 받았다”고 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