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기독교 탄압·감시도구로”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 경고

입력 2024-10-13 15:40 수정 2024-10-13 15:40
중국과 이란 등 권위주위 정권에서 AI를 활용한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해 종교를 탄압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사진은 중국 안면인식 기술 화면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 박해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 중국과 이란 등 권위주위 정권에서 AI를 활용한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해 종교를 탄압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스티븐 슈넥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프리미어 크리스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원이 AI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감시한다”며 “이 기술은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수준으로 기독교인들을 추적하고 억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슈넥 위원장은 이 같은 문제가 비단 중국과 이란 등에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국가가 AI 개발 및 수출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중국이 2027년 전 세계 AI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란 정부의 경우 지난해 이란 전역을 강타한 히잡 시위를 계기로 AI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폐쇄회로(CC)TV와 AI 안면인식을 활용한 단속을 늘리기 위해서다.

슈넥 위원장은 “이란과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 사용하는 기술 중 일부는 전 세계적으로 종교를 억압하거나 통제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낸다”며 “전 세계의 신앙 공동체 내에서 이에 대응할 메커니즘을 개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남침례회(SBC)와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은 최근 AI가 인간의 정체성과 자유의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 단체는 ‘인공지능과 신기술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결의안에서 “단순히 AI의 도전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새로운 기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형성해야 한다”며 “시민, 산업 및 정부 지도자들에게 AI 기술을 최대한의 주의와 분별력으로 개발, 유지, 규제 및 사용하고 하나님 창조물의 최고 성취인 인간의 고유한 본성을 옹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은 1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AI가 발달하면서 내부 감시는 더 쉬워지고 정밀해졌다. 가격도 이전보다 저렴해지면서 이 같은 AI 윤리적 문제는 더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순 중국과 이란의 내부만의 문제로 봐선 안 된다.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서 선교사들을 파송하기 때문”이라며 “국제적으로 관심을 두고 기독교 박해에 대한 반대입장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 소장은 결코 AI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AI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짚고 이야기하되 새로운 시대 속에서 크리스천으로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