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너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골프 대회로 발전시키도록 하겠다.”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CC(파71)에서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총상금 10억 원) 타이틀 스폰서인 백송홀딩스 박정삼 회장의 비전이다.
지난 2022년에 ‘아시아드CC 부산 마스터즈’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대회는 작년부터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즉 부산을 대표하는 골프 대회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은 대회명으로 바뀌어 올해로 3년째를 맞이했다.
국내 남여 골프 대회 통틀어 대회명에 ‘부산’이 들어간 건 이 대회가 유일무이하다. 한 마디로 부울경 최대 골프축제라 해도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KLPGA투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KPGA투어 대회임에도 대회장은 남자 선수들의 호쾌한 샷을 직관하려는 갤러리로 인산인해다.
이 대회는 아시아드CC 회원인 박 회장과 아시아드CC 김도형 대표의 의기투합으로 탄생됐다. 2002년 총괄운영부장으로 아시아드CC에 입사한 김대표는 2006년 LPGA 인터내셔널 부산CC 총지배인, 2009년 상근이사를 거쳐 2020년 12월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임 후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아시아드CC를 흑자로 전환시킨 능력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부산광역시가 대주주인 아시아드CC에서 CEO가 연임에 성공한 경우는 극히 이례적으로 그만큼 수완이 탁월했다는 방증이다.
두 사람은 김 대표가 처음 총괄운영부장으로 입사했을 때부터 친분을 쌓은 뒤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지내고 있다. 아우뻘 김도형 대표가 골프장 수장으로 취임한 뒤 대회 창설에 대한 제안을 하자 박회장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부울경을 대표하는 ‘명품 대회’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박 회장은 “솔직이 말해 처음 대회 타이틀 스폰서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게다가 주변 반대도 상당했다”라며 “김도형 대표의 대회 창설에 대한 적극적 의지 때문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다.
막상 대회 창설을 결정하고 나자 그저 그런 대회가 되는 것이 싫었다. 박 회장은 “‘기왕 할거면 상징적인 대회를 해보자’고 마음 먹었다. 대회명에 ‘부산’이 들어간 것은 부산에서 계속 사업을 해온 만큼, 부산 시민과 함께 하는 상징적인 대회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고 부산오픈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박 회장은 나흘간의 대회 기간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대회 현장을 지켰다. 그것도 가장 먼저 골프장에 도착해 실무자들을 독려하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그는 “제가 솔선수범해야 팬들이 보고 즐거워하는 대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 뒤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가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즐기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박 회장은 구력 20년 이상의 골프 마니아다. 지금도 1주일에 1회 이상 라운드를 즐기는데 대부분이 아시아드CC다. 그만큼 아시아드CC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는 얘기다.
그는 “골프를 늦게 시작했다. 게다가 체계적인 레슨을 받은 것도 아니어서 수준급 골퍼는 아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 하도 뒷땅을 많이 쳐서 ‘포크레인 기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고 자신의 골프 커리어를 설명하면서 웃어 보였다.
그렇다면 박 회장은 왜 남자 골프를 후원하게 됐을까. 그는 “주변으로부터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라며 “남자 골프는 시원하고 박력 있는 플레이가 매력적이다. 300m나 되는 선수들의 드라이브 거리를 볼 때마다 통쾌함, 상쾌함을 느낀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유는 또 있다. 다름아닌 ‘도전’이다. 박 회장은 “우리 회사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땅을 찾아 개발해 부동산 가치를 끌어 올리는 디벨로퍼 시행사”라며 “인기 절정인 여자 골프에 비하면 우리나라 남자 골프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의 후원을 계기로 KPGA투어가 그 가치를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램을 밝혔다.
기업이 스포츠 이벤트를 후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다름아닌 마케팅 효과 때문이다. 백송홀딩스 역시 이번 대회 개최 기간 동안 11월 예정된 해운대 아파트 ‘르엘 리버파크 센텀’ 견본 주택 공개를 앞두고 분양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이엔드 주거 상품인 ‘르엘 리버파크 센텀’은 지하 6층에서 최고층 67층으로 공동주택 총 2070세대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세대 전용면적 기준 84, 104, 125, 154, 244타입으로 구성되어 있어 최근 중대형 아파트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높은 희소가치를 가질 것이라는 게 백송홀딩스측의 설명이다.
박 회장은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의 지속적 후원 및 남자 선수 후원에 대한 약속도 했다. 그는 “앞으로 기업 규모가 좀 더 커진다면 후원 규모를 메이저급으로 늘리고 싶은 포부가 있다”라며 “출전 선수들에게도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줄 생각이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어 “백송홀딩스는 대회 개최를 통해 부산을 알리는 역할을 계속 하고 싶다”면서 “이런 좋은 기회를 통해 지역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업인의 소명을 다 하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장=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