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78)씨의 성폭행 증거 인멸에 현직 경찰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모양새다. 경찰은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지난 9월 해당 관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며 “현재 보강 수사를 진행 중이며 곧 수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JMS 내 현직 경찰 조직인 ‘사사부’에 현직 경찰관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했느냐”고 물은 질문에 조 경찰청장은 “조직(사사부)에 대해서는 파악이 안 됐지만, 어느 정도 실체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답했다. 사사부는 형사·수사를 합친 의미로 추정되는 조어로 JMS 내부 현직 경찰 단체로 알려졌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도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주수호’로 알려진 서울 서초경찰서 소속 팀장급 A경감을 수사하고 있다. A경감은 정씨의 여신도 성폭행 의혹이 불거지자 JMS 간부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범행 증거 인멸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는다. JMS 관련 경찰 수사 현안이 있을 때마다 대응책을 논의했다는 의혹도 있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 국적 여신도 메이플(29)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호주 국적 여신도 에이미(30)와 한국인 여신도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자신을 재림예수 등으로 칭한 정씨가 심리적 항거 불능상태로 세뇌당한 피해자들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정씨 측 변호인은 유감의 뜻을 표하면서 “항소심이 법과 원칙대로 판결하지 않았다”며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JMS는 성경 해석과 구원관, 반기독교적 등의 이유로 한국교회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