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그의 저서가 무려 30만부 넘게 팔렸다.
한강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이참에 노벨문학상 작품을 원서로 읽어보자”며 책 구매에 나서는 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원서란 물론 한글로 된 한강의 책이다.
11일 서점가에 따르면 노벨상 수상 이후 대형서점인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에서만 한강의 책이 30만부 넘게 판매됐다. 세 서점의 시장 점유율은 90%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스24는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13만2000부가 나갔다고 집계했다. 교보문고도 2시 기준으로 10만3000부가 판매됐다. 알라딘도 오후 2시 기준으로 7만부를 돌파했다. 세 서점 판매량만 30만5000부에 이른다.
베스트셀러 목록은 한강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이날 오후 교보문고 실시간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1위부터 19위까지 전부 한강 작품으로 도배했다. 지난 2주간 1위를 차지했던 ‘트렌드 코리아 2025’만이 20위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예스24 등 다른 사이트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날에 비해 판매량은 그야말로 ‘폭증’했다. 예스24에 따르면 ‘작별하지 않는다’는 노벨상 전일 대비해 판매량이 무려 9000배나 증가했다. ‘소년이 온다’는 2200배, ‘채식주의자’는 1900배에 이른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시간이 흐르면 조금씩 판매량이 줄 것이라고 짐작했는데 오히려 늘고 있다”며 “이처럼 빨리 판매량이 증가하는 상황은 여태껏 본 적이 없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급격하게 쏠리는 주문 탓에 재고는 이미 거의 소진됐고 대부분 예약판매로 전환됐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 일부 책들은 재고가 떨어져 출판사의 증쇄를 요청한 상태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낸 창비와 ‘디 에센셜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흰’ ‘검은사슴’ ‘희랍어시간’ ‘눈물상자’ 등 한강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한 문학동네는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학동네 이현자 편집국장은 “‘작별하지 않는다’와 ‘흰’이 가장 잘나가고 있는데 재고는 이미 모두 동났다”며 “‘작별하지 않는다’만 15만부, ‘흰’도 3만부를 증쇄키로 했고 다른 책들도 증쇄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