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한국교회 호감도 전반적으로 낮아…신뢰성·호감도 회복 위해 노력해야”

입력 2024-10-11 17:09
‘2025 Z세대 트렌드와 한국교회’ 공동 저자인 전석재(왼쪽) 미국 유나이티드신학교 선교학 교수와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가 11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책 출간 계기를 밝히고 있다.

비기독교인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초반생) 10명 중 8명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향후에도 ‘본인의 종교로 기독교를 선택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이들은 82.6%에 달했다. 기독교인이 아닌 Z세대의 한국교회 신뢰도와 호감도가 전반적으로 낮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음시대연구소(대표 전석재)는 11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에서 ‘2025 Z세대 트렌드와 한국교회’(다음시대연구소) 출판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Z세대 트렌드 분석 결과 및 내년도 한국교회 사역 핵심 키워드를 공개했다. 책에는 전국 만 17~28세 남녀 528명을 대상으로 현재의 고민과 흥미, 한국교회 신뢰도를 물은 조사 결과와 Z세대 특성, 한국교회 시사점이 담겼다.

책에 실린 해당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비기독교인 응답자 10명 중 7명(71.5%)은 ‘교회에 호감이 없다’고 답했다.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잃었기 때문’(31.6%)을 이유로 답변한 이들이 가장 많았다. ‘언행일치가 안 되는 기독교인 때문’(29.6%) ‘교회가 이기적이고 폐쇄적이기 때문’(21.7%) 등이 또 다른 이유로 꼽혔다.


기독교인임에도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도 40%에 육박했다. 이들은 한국교회 개선점으로 ‘팽창·물질주의 극복’(26.2%) ‘사회 공공성 회복’(17.5%) ‘목회자의 권위주의’(16.5%) ‘교회 공공성 회복’(6.8%) 등을 들었다. 공동 저자이자 해당 조사를 수행한 여론조사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 서요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Z세대는 걱정이 많으며 공정성을 중시하고 신비적 영성을 추구하되 종교는 거부하는 특성을 보인다”고 해설했다. 또 “비기독교인의 경우 본인 종교로 기독교를 택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대다수였지만 일부(12%)는 긍정적 의향을 보였다”며 “특히 저연령층일수록 이렇게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주일학교와 청년부 사역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했다. 지난 2월 2일 진행한 해당 조사는 무선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은 ±4.3%포인트다.

한국교회 시사점으로는 ‘교회의 신뢰성 회복’ ‘진정한 공동체와 사랑의 환대’ ‘소통 문화로 체질 개선’ ‘공적 영역 회복’ ‘올라인(All-line·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역’ ‘필요중심적 전도’ ‘진정한 영성 제공’이란 7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공동 저자인 전석재 미국 유나이티드신학교(UTS) 선교학 교수는 “개인적 성향이 강한 Z세대는 진정한 공동체와 소망을 갈망한다”며 “교회가 불안한 세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사랑의 환대를 보여주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교회의 전통적인 문화와 관료제적 구조는 의제 설정 과정 등에서 Z세대의 참여를 막고 있다”며 “수평적 관계에 익숙한 이들을 위해 교회가 소통의 리더십과 문화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사진=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