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역주행’ 운전자, 법정서도 ‘급발진’ 주장

입력 2024-10-11 14:15

지난 7월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로 9명의 사망자를 낸 운전자 차모(68)씨가 법정에서도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차씨의 변호인은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사건 당시 피고인은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음에도 다른 원인으로 차가 가속했고, 제동 페달을 밟았음에도 제동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공소사실과 같이 역주행하고 경적을 울리는 등 사전 조처를 하지를 취하지 않았다고 해도 피고인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 중 사고 차량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차량 제조사의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추가 사실조회 절차를 거치겠다고 요청했다.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현대자동차 직원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국과수 분석에 따르면 사고 당시 차모씨의 신발에 액셀 페달이 흔적은 뚜렷하지만 브레이크 페달 자국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다음 달 13일 증인 신문을 위한 공판을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

차씨는 지난 7월 1일 오후 9시26분쯤 차를 몰고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오던 중 역주행하며 인도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차씨는 사건 직후부터 차량 급발진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검찰은 가속페달을 잘못 밟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 차씨를 구속기소 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