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묘비 일부, 70여년 만에 고국 돌아온다

입력 2024-10-11 12:09
크즐오르다 고려인 대표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고려인 원로 김 례프 선생(왼쪽)이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홍범도 장군 묘비를 기증하고 있다. 국회 제공

홍범도 장군의 묘비 일부가 70여년 만에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돌아온다.

국회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0일(현지시간) 원로 고려인 김례프씨가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호텔에서 열린 고려인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홍범도 장군의 묘비 일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전달한 묘비 일부는 묘비명을 새긴 부분이다. 묘비명은 ‘저명한 조선 빨치산 대장 홍범도 묘’다. 출생과 별세 일자도 포함됐다.

이 묘비는 1943년 사망한 홍범도 장군이 크즐오르다 중앙 공동묘지에 이장된 뒤인 1955년쯤 세워졌다. 김씨는 묘비를 30여년간 보관하다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낸 우 의장의 카자흐스탄 방문을 맞아 기증의 뜻을 밝혔다고 한다.

우 의장은 전달받은 묘비를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에 재기증해 활용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앞줄 가운데)이 크즐오르다 고려인 대표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고려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 제공

간담회를 개최한 우 의장은 “고려인의 후손으로서 국회의장이 돼 가장 먼저 카자흐스탄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구소련 통치자 스탈린이 연해주 고려인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하는 과정에서 희생당한 독립운동가 김한의 외손자로 알려져 있다.

우 의장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고려인 사회가 걱정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홍범도 장군의 독립 투쟁은 움직일 수 없는 역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립운동가, 고려인 후손인 우원식이 있는 한 홍범도 장군 흉상이 1㎝도 옮겨지지 않을 것임을 확실하게 말씀드린다”라고 약속했다.

박주원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