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영문본을 공동 번역한 미국 번역가 겸 작가 페이지 아니야 모리스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획기적인 작품이 한국의 문학 지형을 재편했다고 밝혔다.
모리스는 "한강은 몇 번이고 한국의 검열과 체면 문화에 맞섰으며 매번 더 강하고 흔들림 없는 작품으로 자신을 침묵시키려는 시도를 떨쳐냈다"고 평했다.
이어 "한강의 작품은 한 세대의 한국 작가들에게 작품 주제를 더욱 진실하고 대담하게 다루라는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한강 이외에도 한국 소설계의 거목 박경리 작가 등의 작품을 번역한 모리스는 "수년간, 한국이 어떻게 하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이 논의됐지만 한강의 커다란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가 '답'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진지하게 고려된 적은 한 번도 없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노벨 문학상 '가뭄'을 끝낸 주인공이 여성이 된 것은 기분 좋은 놀라움이자 다소간 시적으로 구현된 정의"라고 덧붙였다.
한강의 2021년 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2023년에는 메디치상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이 작품의 영문본은 '우리는 헤어지지 않아'(We Do Not Part)라는 제목으로 내년 1월 미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