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포구 상암산에 조성된 유아숲 체험원은 ‘2024 유아숲 가족 축제’ 개막 첫날인 지난 5일 오전 10시가 되자 ‘오픈런’ 하는 관람객들로 가득 찼다. 손을 맞잡은 부모와 자녀들, 어린이집에서 나들이를 나온 아이들 300여명이 개장과 함께 모여들기 시작했다. 체험원은 상암동 중심가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인데도, 1만5000㎡의 공간에 나무들이 우산처럼 펼쳐져 청량한 풍경이었다.
올해 유아숲 가족 축제는 ‘숲정원에서 해치랑 놀자!’를 주제로 가드닝 체험, 음악회, 마술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날 축제는 상암산뿐만 아니라 인근 월드컵공원과 마포구 삼청공원 등 5곳에서 동시에 열렸다. 박형석(41)씨는 5세, 4세 연년생 자녀의 손을 잡고 축제를 찾았다.
박씨는 “아이들이 자연환경을 보고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어 축제 첫날 방문하게 됐다”며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산에 오르거나 멀리 가는 건 부담이 되는데, 이곳에선 깊은 숲속의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기 위해 다양한 체험 행사를 준비했다. 이날은 ‘숲속의 베이커리’와 ‘나만의 화분 만들기’ 프로그램이 유독 인기를 끌었다. 숲속의 베이커리는 밀가루를 반죽하듯 흙을 모으고, 그 위를 열매와 나뭇잎, 꽃으로 꾸미는 프로그램이다.
참여하는 이들 모두 자신만의 추억이 깃든 물건을 만들기 위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했다. 이 외에도 색다른 정원 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는 ‘숲 정원을 여행하는 돌’, ‘다양한 열매 놀이’ 등 여러 프로그램에도 아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자연에 관심을 갖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도록 기후변화, 친환경 교육도 포함했다. ‘내 친구 곤충’은 직접 곤충을 관찰하고 곤충 퍼즐을 맞춰보는 프로그램이다.
축제의 마무리로 마술쇼와 버블쇼도 준비됐다. 아이들은 임시로 마련된 무대 앞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난생처음 보는 신기한 공연에 탄성을 자아냈다.
유아숲 가족 축제는 서울시 내 26개 유아숲체험원에서 오는 12일, 19일 두 차례 더 개최된다. 12일엔 성동구 서울숲, 서대문구 백련산 매바위, 영등포구 영등포공원 등에서, 19일엔 중랑구 용마산 체험장, 서대문구 아차산 생태공원 등에서 열린다.
체험기관마다 프로그램과 운영 시간이 달라 방문하려는 체험원에 미리 문의해보는 것이 좋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아이들이 가족 축제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며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