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자와 이젠 함께 웃고파” NCCK, 시국회의 발족 기도회

입력 2024-10-10 17:17 수정 2024-10-11 10:14
김종생 NCCK 총무가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NCCK시국회의 발족 기도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종생 목사)가 ‘NCCK시국회의’를 발족시키고 민주주의의 회복과 평화 실현을 위한 활동을 적극 펼친다.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공동기도문 배포를 비롯해 시국기도회·시국강연회 개최, 정부 기관 및 부처와 면담키로 했다.

NCCK는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NCCK시국회의 발족 기도회’를 진행했다.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를 주제로 열린 기도회에는 김종생 NCCK 총무, 인영남 NCCK 생명문화위원장, 김진수 한국기독청년협의회 총무 등 교계 인사와 이태원참사가족협의회, 쿠팡 노동자 유가족, DMZ 접경지역 주민 등이 함께했다.

앞서 NCCK 시국회의는 72회기 3차 실행위원회에서 NCCK 실행위원들이 현 국정 운영에 대응하기 위한 단체를 발족시킬 것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정의평화위원회, 화해통일위원회, 청년위원회, 여성위원회, 언론위원회, 생명문화위원회 등 6개 위원회로 구성됐다. 김상근 전 기장 총무와 강은숙 NCCK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각각 상임대표와 서기를 맡는다.

자리에선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정금석(고 정슬기 쿠팡 노동자 유가족) 장로,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 윤설현(DMZ 접경지역 주민) 더게스트디엠지스테이 대표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정부의 책임을 묻는 동시에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NCCK시국회의는 발족선언문에서 “우리는 공정과 정의를 빼앗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며 “불합리하고 정의롭지 못한 인사 참사가 이어지는 사이 시민들의 참담한 죽음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NCCK시국회의는 “10·29 이태원 참사를 포함해 대북 전단 살포와 9·19 남북군사합의파기로 인한 남북관계 악화, 기후위기 등으로 대한민국은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오늘 한국교회는 작금의 현실을 비상시국으로 선언하고 NCCK 시국회의를 발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땅에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 생명의 기운이 가득하기를 소망하며 참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십자가 행진을 힘차게 펼쳐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관련해 이들 단체는 오만과 독선을 버리고 정치할 것을 권면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모든 이들이 아전하게 자신의 삶에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며 “또 한반도의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는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고 평화의 길을 다양하게 전개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이들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중받는 하나님 나라가 속히 오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김종생 총무는 “NCCK가 시국회의를 발족하고 시국과 관련한 활동을 펼쳐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앞서 발표한 이들의 증언 속에 다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사회든 억울한 사람이 없을 순 없다. 다만 중요한 건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반성하고 점검하고 바꿔나가는 일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경은 우는 자와 함께 울라고 명한다. 이제 우리는 우는 자와 함께 울고 또 함께 웃고 싶다”며 “국민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힘을 다해 기도하고 용기 있게 행동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