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꿔야 한다고 재차 제안한 다음 날 국가유산청이 반대 입장을 내놨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광화문 현판의 한글화 가능성을 묻는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최 청장은 광화문 현판은 오랜 기간 논의와 고증을 거쳐 나온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200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필로 쓴 한글 현판을 한자 현판으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정치권과 한글 단체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후 2010년 광복절을 맞아 한자로 된 새로운 현판을 공개했으나 3개월 만에 균열이 생긴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현재 걸려있는 현판은 지난해 10월 공개된 것으로 경복궁을 중건하며 남긴 기록인 ‘영건일기’와 사진 자료를 토대로 제작됐다.
최 청장은 이같은 과정을 설명하며 “현판은 1865∼1868년 경복궁을 중건했을 당시 걸려 있던 현판에 가깝게 고증해야 한다는 게 문화유산 복원의 원칙에 맞는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유 장관은 지난 5월 경복궁에서 진행된 ‘세종대왕 나신 날’ 하례연 행사에서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광화문 현판이) 한글로 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이후 다시 한번 논의에 불을 지펴 보겠다”며 광화문 현판 한글화를 제안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