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1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목회자의 정치 후보자 지지 행위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이 공개됐다. 미국의 기독교 여론조사기관 라이프웨이리서치가 지난 8월 미국인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명 중 3명(60%)은 목사가 교회 내에서 후보자 지지 발언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비슷한 시기에 목회자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이 같은 인식이 반영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예배 중 특정 후보자 지지 발언을 한 응답자는 2%에 불과했다. 교회 밖에서 후보자를 공개 지지한 경험이 있는 목회자 비율도 감소세다. 2016년 조사(22%)보다 10%포인트 급증했던 2020년 조사 결과(32%)와 달리 올해는 응답률이 25%로 떨어졌다.
목회자들이 과거에 비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추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같은 흐름으로 대통령 선거에 대한 후보 선호도를 밝히지 않는 목회자 비율도 증가세다. 2016년 3%, 2020년 4%의 응답률을 보였던 것과 달리 올해 조사에서는 목회자의 23%가 선호도를 밝히지 않았다.
목회자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지만 ‘예배 중 목회자의 후보자 지지 발언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히는 시민들은 증가하고 있다. 2008년 조사에서 13%에 그쳤던 응답률은 2015년 19%, 2020년에는 24%를 보이더니 올해 조사에서는 29%까지 높아졌다.
이에 대해 탈종교화 심화로 인해 미국인들이 ‘교회가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고 느낀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콧 매코넬 라이프웨이리서치 총괄디렉터는 “젊은세대일수록 목회자가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것에 더 개방적인 성향을 보인다”며 “목회자의 정치적 입장에 기본적으로 동의하지 않거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