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화재로 23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화성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과 관련해 경찰이 품질검사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이 업체 임직원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아리셀 화재사고 수사본부는 10일 업무방해 혐의로 아리셀 임원 A씨와 에스코넥 관리자급 직원 B씨와 C씨 등 모두 3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아리셀과 에스코넥이 일차전지 군납을 위한 품질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품질 검사용 전지를 별도로 제작한 뒤 시료와 바꿔치기하는 등 데이터를 조작하는 과정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리셀의 군납용 전지 수검 부서 총책임자인 A씨는 앞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중언 총괄본부장과 함께 품질검사 조작을 사실상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B씨와 C씨는 에스코넥 수검 부서 관리자급 직원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박순관 대표 등 윗선이 검사 조작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아리셀 화재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리셀이 2021년 군납을 시작할 당시부터 줄곧 품질검사를 조작해 올해 2월까지 47억원 상당을 납품한 정황을 포착했다. 아리셀의 모회사인 에스코넥 역시 2017∼2018년 국방부에 전지를 납품할 당시 시험데이터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군의 품질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입건된 24명은 모두 아리셀과 에스코넥의 전현직 임직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품질검사 조작 혐의와 관련해 지난달 5일 에스코넥 본사와 아리셀 본사 등 6곳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24일 아리셀 공장에서 난 불로 인해 근로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박 대표와 박 총괄본부장은 유해·위험요인 점검을 이행하지 않고 중대재해 발생 대비 매뉴얼을 구비하지 않는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