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했던 인생, 월드비전 덕분에 희망 찾았어요“

입력 2024-10-10 10:12
응고 띠 프엉(오른쪽)씨가 지난 9일(현지시간) 베트남 하이퐁 한 시장에 차린 자신의 노점에서 딸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응고 띠 프엉(51·여)씨를 만난 곳은 베트남 북부에 있는 도시 하이퐁의 한 시장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딸과 함께 스프링롤을 만들어 팔고 있었는데 새우와 고기, 각종 채소가 한가득 들어간 음식은 한눈에 봐도 먹음직스러웠다.

구김살 없는 밝은 표정을 띠고 있었지만 한때 그의 삶은 깜깜한 어둠 속에 있었다.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자녀 2명을 혼자 키워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을 양육하기 위해 다니던 공장까지 그만둬야 했다.

이런 그에게 손을 내밀어준 곳이 바로 베트남 월드비전이었다. 베트남 월드비전 응오꾸엔 사업장이 주민들을 위해 벌이는 소득 증대 프로젝트를 통해 컨설팅을 받은 그는 스프링롤 가게를 차렸다. 음식 만드는 방법 등을 촬영한 콘텐츠는 창업 관련 영상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대회에서 1등을 하면서 부상으로 냉장고를 받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는데 월드비전을 통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이날 하이퐁의 한 강당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베트남 월드비전이 응오꾸엔 사업장에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저축 장려 프로그램이 대표적이었다. 응오꾸엔 사업장 관할인 지아 비엔 지역의 경우 이 프로그램은 2017년 시작돼 현재 270명에 달하는 주민이 참여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월드비전 덕분에 저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매달 저축하는 금액은 각각 8~20달러 정도였다.

주목할 만한 것은 저축 장려 프로그램이 마을의 작은 은행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응오꾸엔 사업장은 주민들 예치금을 종잣돈으로 삼아 급전이 필요한 이들에게 소액 대출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었다.

베트남 월드비전 응오꾸엔 사업장이 이 같은 프로젝트를 가동할 수 있었던 데엔 한국 월드비전의 역할도 컸다. 베트남 월드비전은 베트남이 사회주의 국가인 탓에 자국민을 상대로 후원을 독려하거나 모금 활동을 진행할 수 없는 곳이다. 필요한 재정은 다른 나라나 기업들의 도움에 기대고 있는데, 한국 월드비전은 베트남 월드비전의 든든한 뒷배가 돼주는 단체다. 베트남 월드비전이 운영 중인 25개 사업장 가운데 응오꾸엔 사업장은 한국 월드비전이 지원하는 6곳 중 하나였다.

응오꾸엔 사업장 관계자는 “많은 주민이 월드비전 덕분에 생계에 필요한 각종 기술을 배우고 때로는 소액 대출까지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삶이 크게 나아졌다”며 “이런 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도와준 한국 월드비전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이퐁(베트남)=글·사진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