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린 가자마자 밀턴…바이든 “허리케인 대응, 트럼프가 거짓말”

입력 2024-10-10 09:47
허리케인 밀턴이 상륙한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에서 9일(현지시간) 강풍으로 나무가 흔들리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동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에 이어 초대형 허리케인 밀턴까지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 상륙하면서 재난 대응과 복구 지원을 두고 민주·공화 양당이 정치 공방도 심화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근거 없는 주장으로 허리케인을 정치 쟁점화하면, 민주당이 나서 반박하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허리케인 헐린과 밀턴 관련 보고를 받으면서 “지난 몇 주간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허위 정보와 명백한 거짓말을 무모하고 무책임하며 끈질기게 부추기는 행위가 있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짓말의 맹습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허리케인 밀턴 관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이뤄지고 앞으로 이뤄질 굉장한 구조와 회복 작업에 대한 신뢰를 약화하고, 도움이 가장 필요한 이들에게 해롭다”며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순간에는 레드(공화 강세)나 블루(민주 강세) 주는 없고 하나의 미국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언행에 대해 “이런 거짓말들은 전혀 미국적이지 않다”고 했다. 바이든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언급하며 “나와 카멀라는 구조와 복구, 재건을 위해 필요한 동안 항상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도 뉴욕에서 화상으로 참여해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는 허리케인 밀턴을 대비하고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바이든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헐린에 대한 연방정부 대응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펜실베이니아 레딩 유세에서 “사람들은 홍수를 피하려고 필사적으로 지붕에 올라갔다. 하지만 카멀라는 그들을 구하기 위한 헬리콥터를 보내지 않았다”며 “사람들이 헬기를 보냈을 때 그들은 헬기를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트럼프는 정부가 허리케인 피해를 본 주민에게 750달러의 지원금만 제공할 것이며, 연방재난관리청(FEMA) 예산을 불법 이민자를 위해 사용한 탓에 허리케인 피해자를 지원할 돈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바이든은 공화당 소속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플로리다 주지사는 협조적이었다. 그는 필요한 모든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드산티스 주지사도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건설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플로리다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우리는 대비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민들은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밀턴이 상륙하면서 플로리다는 극심한 폭우와 강풍 피해가 이어졌다. 네이플스 등 서부 지역에서는 대형 홍수가 발생했다. CNN은 “플로리다 탬파 지역 전역에 극심한 폭우가 계속되고 플로리다 중부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돌발 홍수의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