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최종 우승한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30)씨가 경연 과정에서 보인 자신의 태도에 대해 “건방지게 굴었다”며 사과했다.
권씨는 ‘흑백요리사’ 최종화가 공개된 8일 인스타그램에 “기쁨의 소감보다는 먼저 사과와 감사의 말을 올리고 싶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7개월 동안 우승 소식을 어렵게 숨기다 막판에 저도 모르게 들떴던 것 같다”며 “어린 나이가 아님에도 어리게 행동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는 최종화가 공개되기 전인 지난 7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우승자 ‘스포일러’를 했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경연 결과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은연중에 본인이 우승자임을 암시하는 말들을 했다는 것이다.
간담회에서 권씨는 “주변에서 겸손하라고 해서 고민되는데 솔직한 말로는 당연한 결과였다”며 “난 파이널에 먼저 진출해서 ‘무한요리 지옥’ 라운드를 안 했는데 만약 참여했다면 솔직히 1등 했을 것 같다”고 발언했다. 시즌2 출연 의사를 묻는 질문엔 “그때는 백수저로 (출연)제안이 올 것 같다. 그렇다면 또 나가서 최초로 두 시즌 모두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에드워드 리 향해 ‘잘근잘근 밟아드리겠다’ 발언…“거만했다” 사과
권씨는 함께 경쟁한 셰프들에게도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에드워드 리, 트리플스타, 요리하는 돌아이 등을 차례로 언급하며 “(두부를 재료로 계속해서 다른 음식을 만드는) ‘두부 지옥’ 미션 마지막에 이 세 분이 남았을 때 모두 이기기 힘든 상대라고 생각해 위축되지 않으려 더 허세를 부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방송을 통해 제 모습을 직접 보니 건방지고 부족했다”며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특히 최종 라운드에서 맞붙은 에드워드 리를 향해 ‘잘근잘근 밟아드리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경솔했다”며 사과했다. 그는 “모두가 지친 마지막 요리인 만큼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힘을 내자는 의도였다”면서도 “의도와는 다르게 너무 거만하고 경솔한 발언이었다”고 했다.
권씨는 끝으로 “에드워드 리와의 결승전에서 나는 평생의 운을 다 끌어모아 우연히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앞으로 다시는 (에드워드 리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면서 “많은 걸 배운 한 해였다. 고생하신 제작진분들, 함께한 99명의 셰프님들, 축하해 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싶다”며 글을 마쳤다.
권씨의 사과글에 에드워드 리는 “사과는 필요없다”고 댓글을 남겨 ‘대인배’다운 면모를 보였다. 에드워드 리는 “우리 모두 승리하기 위해 경쟁했다. 당신은 승리할 자격이 있다. 절대 자신감을 잃지 말라”며 축하를 건넸다.
‘흑백요리사’ 최종화에서는 ‘흑수저’ 권씨가 ‘백수저’ 에드워드 리를 꺾고 우승해 상금 3억원을 차지했다. 두 사람은 파이널 대결에서 ‘이름을 건 요리’라는 미션 주제를 놓고 맞붙었는데 권씨가 백종원·안성재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종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달 17일 첫 공개된 ‘흑백요리사’는 2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톱TV(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도 압도적인 화제성을 자랑한다. 출연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들이 예약마감 사례를 이어가는 건 물론 경연에서 선보여진 음식이 편의점과 연계해 상품화되는 등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