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하마스에 대한 여론이 변하고 있다. 가자전쟁의 직접적 계기가 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는 팔레스타인인 비율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서방 기부자들이 자금을 지원하는 라말라 소재 싱크탱크인 팔레스타인정책조사연구센터(PSR)가 9월 초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PSR 여론조사에 참여한 팔레스타인 주민 중 57%는 지난해 이스라엘 공격 결정이 잘못이라고 답했다. 39%만이 옳은 결정이라고 응답했다. 로이터통신은 ‘10·7’ 공격을 비판하는 팔레스타인 주민 비율이 5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PSR 조사는 서안지구 790명, 가자지구 410명 등 총 1200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면 설문조사한 것이다. 하마스 지지가 매우 강한 서안지구에서는 여전히 약 3분의 2가 하마스의 공격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답했다.
10·7 공격을 감행한 하마스가 전후에 가자지구를 다시 운영하기를 원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6%로 조사됐다. 지난 6월 여론조사에서는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6%가 하마스 통치를 원한다고 답했다.
칼릴 시카키 PSR 소장은 “전쟁이 끝난 후 하마스가 아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를 장악하기를 바라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처음으로 더 많아졌다”면서 “이는 아마도 하마스에 대한 여론 변화의 가장 결정적인 지표일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