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만 늦췄어도” 정국 슈퍼볼 무산, BTS 팬덤 분통 왜 [연예톡]

입력 2024-10-08 17:05 수정 2024-10-08 17:22
정국이 미국 NBC '투데이 쇼'에 출연한 모습. 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정국이 미국의 팝 가수 어셔와 함께 미국 미식축구 리그(NFL) 슈퍼볼 하프타임 쇼 무대에 오를 수 있었으나 몇 달 앞선 입대로 인해 무산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일부 팬들은 ‘K팝 최초 슈퍼볼 무대’를 놓치게 된 상황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 ‘더 뉴요커’ 매거진은 7일(현지시각) BTS 소속사 빅히트뮤직의 모기업 하이브의 글로벌 성공기를 다룬 기사에서 “하이브 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 스쿠터 브라운은 어셔 등 유명 팝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정국의 솔로 앨범 타이틀곡 ‘스탠딩 넥스트 투 유’(Standing Next to You) 리믹스를 제작했다”며 “정국은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어셔와 함께 공연하도록 초대됐지만 군 복무로 인해 수락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슈퍼볼 하프타임 쇼는 지난 2월에 열렸다. 정국이 이 무대에 섰다면 K팝 아이돌 최초의 슈퍼볼 공연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두 달 앞선 지난해 2023년 12월 입대했다.

정국이 미국의 팝 가수 어셔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셔 엑스(X) 캡처

이 같은 소식에 팬들은 깊은 아쉬움을 표했다. 1997년생인 정국은 입대 당시 만 30세가 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병역의 의무를 좀 더 연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국위 선양에 이바지한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서를 받아 만 30세까지 입대를 연기할 수 있다.

하지만 빅히트뮤직은 지난해 11월 “RM·지민·뷔·정국이 병역 의무 이행을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고 알렸다. 이는 2025년 완전체 복귀를 목표로 멤버들의 입대 시점을 최대한 맞춰서 공백기를 줄이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당시 BTS 멤버들도 팬들에게 “2025년에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때문에 일부 팬들은 슈퍼볼 무대를 놓친 것을 놓고 소속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입대 시점은 소속사와 아티스트 간 상의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더라도 소속사가 슈퍼볼 공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동반 입대한 BTS 지민과 정국(왼쪽부터). BTS 엑스(X) 캡처

엑스(X·구 트위터)에서는 ‘정국 탈하이브’라는 키워드가 실시간 트렌드로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미루면 안 되는 건 슈퍼볼, 미뤄도 되는 건 입대” “슈퍼볼 무대를 날리고 조기 입대시키는 소속사는 없는 게 낫다” “정국이 소속사에서 나오길 바란다” 등의 글을 올렸다.

해외 팬들도 “빅히트는 정국을 방해하지 마라”(BIGHIT STOP SABOTAGING JUNGKOOK) “하이브는 정국을 방해하지 마라”(HYBE STOP SABOTAGING JUNGKOOK)며 관련 글을 연달아 게재했다.

정국은 BTS로서뿐만 아니라 솔로로서 역량을 입증했다. 그는 이미 K팝 아이돌을 넘어서 글로벌 팝스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발매된 정국의 솔로 앨범 ‘골든’(Golden)은 ‘스탠딩 넥스트 투 유’뿐만 아니라 ‘세븐’(Seven), ‘3D’ 등의 곡이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정국은 빌보드 핫 100 차트에 4곡을 동시 진입시켰다. K팝 가수로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앨범은 무려 22주 연속 빌보드 200 차트에 머물렀다. 한국 솔로 가수로서 최장기 차트인 기록이었다.

슈퍼볼 하프타임 쇼는 많은 뮤지션이 ‘꿈의 무대’로 꼽는다. 미 NFL의 결승전 2쿼터 뒤 열리는 초대형 이벤트인 이 무대에는 마이클 잭슨, 폴 매카트니, 롤링 스톤즈, 프린스, U2, 레이디 가가, 비욘세, 더 위켄드 등 최정상급 스타들이 올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